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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Next Story Mar 21. 2017

프랑스의 날씨요정! 다운증후군 기상캐스터



아침 일찍, 낭랑한 목소리와 밝은 표정으로 날씨를 알리는 방송국 기상캐스터들.

그들은 갑작스런 소나기에 흠뻑 젖지 않도록 우산을 챙기라며 신신당부하기도 하고,  때론 미세먼지 습격에 대비해 마스크 착용을 잊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부모님 잔소리만큼이나 '듣기 좋은' 이 잔소리에, 많은 이들은 기상캐스터들을 일컬어  '날씨요정'이라  부르곤 한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에 아주 '특별한' 날씨요정이 등장했다. 바로 21세의 다운증후군 여성 멜라니 세가르.



사진: 멜라니 세가르 (Melanie peut le faire 페이스북 페이지)



특별하고 의미있는 날씨요정의 등장


그녀는 어릴 적부터 기상캐스터를 꿈꿨지만 장애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했다.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해 포기하려 한 것.


하지만 그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프랑스지적장애인부모연합회(UNAPEI)가  '멜라니는 할 수 있다(Melanie peut le faire)'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었다.


페이지 공감수가 10만 개에 달하면 방송국에서 멜라니에게 기상캐스터가 될 기회를 달라는 것.


공감수는 눈 깜짝 할 사이에 20만 개를 기록했고 마침내 그녀는 스튜디오 훈련을 거쳐, 많은 이들의 응원 속에 화려한 데뷔전을 마쳤다.



출처: 프랑스 채널2 영상 캡처



오늘은 세계다운증후군의 날


멜라니의 데뷔는 단순한 방송 데뷔가 아니라, 사회 데뷔였을 지도 모른다. '다운증후군일지라도 원하는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당당히 사회에 나선 것.


다운증후군은 가장 흔한 유전질환이지만, 남다른 특징적 외모 때문에 아직도 많은 차별을 받고 있는 장애 중 하나다.


이러한 사회적 차별을 없애고 다운증후군 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2012년 '세계다운증후군의 날'이  탄생했다.


날짜는 3월 21일(오늘). 21번 염색체가 비장애인보다 1개 더 많은 3개인 것을 상징해 이날로 지정되었다.

세계다운증후군의 날이 다가오면 다운증후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아주 작은 움직임들이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



출처: UN News Centre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세상을 바꾼다


작은 움직임 중 하나는 한 소년에게서 나왔다.  바로 이탈리아에 사는 자코모 마차리올.


그는 세계인들에게 자신의 다운증후군 동생을 소개하고, 동생과 면접 상황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일해본 적 있냐', '성공한 적 있냐' 등 다소 딱딱하게 질문하는 자코모에 비해, 세상을 향한 순수한 시선으로 창의적인 답변을 내놓는 다운증후군 동생이 담겨있다.



사진: 자코모와 조반니의 'The Simple Interview' (Woongjinbook 유튜브 캡처)



영상을 통해 두 소년은 '모든 사람들의 내면에는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세상이 존재하므로 오직 당신의 시각으로 타인을 보려하면 안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세계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또한 작년 세계다운증후군의 날을 맞아 제작됐던 '스페셜 프로포즈' 영상 역시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멋진 아카펠라 노래 속에서 다운증후군 남성 살바토레가 여자친구 카테리나에게 로맨틱하게 프로포즈하는 영상을 통해, 다운증후군 단체 코어다운(CoorDown)은 다운증후군 환자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현실을 만들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여 큰 관심을 받았다.



사진: 'The Special Proposal (CoorDown 유튜브 캡처)



다운증후군 장애인들도 비장애인처럼 '완벽한' 사람


한때, 다운증후군 딸을 가진 부모의 편지 한통이 세상을 울린 적이 있었다.


임신 당시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장애인 자녀가 당신의 삶을 힘들게 할 것이다'라며 낙태권유를 거듭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출산한 후 의사에게 쓴 편지였다.


그녀는 편지를 통해 "아이는 우리에게 진정한 아름다움과 순수한 사랑을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줬다"며 "내 다운증후군 딸은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의심의 여지 없이 '완벽하다'"고 썼다.



사진: 에머슨 페이스 (코트니 베이커 페이스북 캡처)



이처럼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세상 누구도 완벽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차이는 차별과 동의어가 아니며,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의 자유와 평등을 침해해선 안된다.


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회 곳곳에서 더욱 많은 힘들이 모인다면, 이는 더이상 '작은 움직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만한 '커다란 동력'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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