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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Next Story Apr 20. 2017

잘 나가던 커리어우먼, 애 낳고나니 '악전고투 워킹맘'



많은 여성 후배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자타공인 '커리어우먼' 전은영 씨(가명, 35세).


그녀는 똑 부러지는 업무 처리 능력을 인정 받아 빠른 진급에 성공하고 주요 보직을 맡는 등 회사 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해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에 골인해 꿈에 그리던 아이까지 갖게 돼 은영 씨 인생에 황금기가 찾아온 듯 했다.


하지만 출산 후 은영 씨의 생활은 180도 달라졌다. 출산휴가 90일 후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복직했으나, 아이가 잔병치레가 많아 자리를 비우는 날이 많아진 것.





이에 회사는 은영 씨의 사정을 한두 번 눈감아주는가 싶더니,  점차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일과 아이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던 은영 씨. 결국 그녀는 최후의 수단을 택했다! 바로 1년간의 육아휴직을 쓰기로 한 것.


현재 겪고 있는 문제가 육아휴직으로 해결될 것이라 믿은 그녀.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회사에서 은영 씨를 1년동안 대신할 직원을 임시 채용하기가 번거롭다며 사직을 권한 것이다.


결국 한때 '잘 나가던' 커리어우먼이었던 그녀는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





출산은 장려하지만, 여전히 돌봄사각지대?


지난해 출생아수 40만 6000명. 이는 합계출산율 1.17명으로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한 수치다.


지속적으로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해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696만명(전체 기혼여성의 44%)에 달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보장하는 출산 휴가 기간은 90일로 출산 전후 사용할 수 있으며, 이중 60일(다태아인 경우 75일)은 유급휴가다.





또한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는 근로자가 신청하는 휴직제도인 육아휴직의 기간은 1년. 부모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이 1년의 휴직기간 동안 매월 임금의 일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출산·육아 정책에도 '워킹맘'들의 시름은 깊기만 하다.


출산휴가 90일 중 60일은 회사로부터 통상임금의 100%를 급여로 받기로 했지만, 이를 제 때 제대로 못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뿐만 아니라 출산휴가를 앞두자 회사에서 퇴사를 권유하는 사례도 있다.


게다가 이러한 상황을 이겨내고 회사로 복귀한 후에도, 아이돌봄에 대한 걱정은 끊이질 않는 것이 문제.


이에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을 거치면서 '여성 경력 단절'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경단녀(경력단절여성)도 다시 사회로 나가고 싶다


일·가정 양립을 저해하는 기업문화로, 졸지에 '취업 취약 계층'이 돼 경력이 단절될 위기에 처한 '워킹맘'들.


이러한 '경단녀(출산·육아 등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을 돕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뜨겁다.


먼저 여가부와 고용노동부는 경단녀들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전국 150개 새일센터에서 직업교육훈련, 취업연계, 취업 후 사후 관리 등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이용자 38만 명 가운데 15만 3000명이 취업과 창업에 성공했다고.





경단녀의 울부짖음을 들어줘


또한 육아휴직, 자녀양육 고민 등 직장과 가정에서 실질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경기도에서 시행된 '여성근로자 고민상담 서비스'도 있다.


4월부터 본격 시작된 이 상담 서비스는 다수의 전문가들이 협력해 해당 여성들에게 안정적 근로를 위한 해법을 제시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지원까지 이루어져 여성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상담서비스 역시 단순 상담이 아닌, 참여 여성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다.


직장 내 고민을 현직 노무사가 직접 상담해주기도 하고, 경력 단절 위기에서 벗어나 보다 현명하게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리더십다양성센터, 블루밍경영연구소 대표가 직접 여성들의 커리어를 고칭해주는 상담 프로그램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일하는 여성들이 아이를 올바르게 양육할 수 있도록 하는 경기북부가정문제 상담소장의 부모코칭도 진행하고 있어, 말 그대로 직장과 가정 두 곳 모두에서 필요한 상담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 직장과 가정 내에서 악전고투하는 워킹맘들.


취업 취약 계층으로 내몰린 이들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일과 삶의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만


비로소 '여성'도, '엄마'도 차별받지 않는 '장벽 없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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