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Next Story May 25. 2017

'흡연자조차 잘 모르는' 담배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세계 금연의 날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경고하고 흡연자들로 하여금 담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지정된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


하지만 각종 금연정책으로 인해 흡연자들은 '마치 죄 지은 사람처럼' 흡연구역만 찾아 겨우 담배 한 대를 피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며 하루하루가 금연의 날이나 다름없다고 나름의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금연광고 (출처: 보건복지부)



인터넷만 접속해도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정보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오고, TV 속에서는 연일 흡연이 우리 몸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는 장면을 아주 쉽게, 그리고 자주 접할 수 있는 시대.


2017년은 가히 '담배와의 전쟁 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제사회에서도 심상치 않다.


특히 비흡연자로 잘 알려진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최근 담배 판매 금지법안(2033년)에 서명해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해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공공장소는 물론 개인 차량 안에서의 흡연까지 금지시켜 사실상 담배를 퇴출(Out)시키기도 했다.


심지어 호주 정부는 올해부터 담뱃세를 해마다 12.5%씩 인상하기로 발표하였는데, 이렇게 되면 2020년엔 담배 한 갑이 무려 3만4600원에 육박하게 된다.



미국 금연광고 'The real cost'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담배와의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지구촌.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여전히 담배로 인해 매년 6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전 세계 흡연자수는 10억 명에 달하고 있다.


그들은 '누구보다 담배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도저히 담배를 끊을 수 없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묻는다. 담배에 대해 진정 어디까지 알고 있느냐고.





오늘은 '세계 금연의 날 D-6'을 기념해 비흡연자 뿐 아니라 흡연자 역시도 잘 알지 못하는 '담배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담배연기에 4천여 종 이상의 유해물질과 60종 이상의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고?


천만에. 만약 당신이 지금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워놓고 입에 물려던 참이었다면, 잠시 그것을 내려놓고 이 글을 정독할 것을 추천한다.





초창기 담배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담배가 최초로 발견된 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기원전 1만6000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는 것이 학계의 다수 의견.


특히 페루와 에콰도르 주민들이 기원전 5000년에서 3000년 사이에 담배 잎을 재배한 기록이 전해지기도 했다.

고대 마야인들 역시 담배를 피웠는데 이는 단지 흡연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한 행위가 아니었다는 사실.


놀랍게도 그들에게 흡연은 다름 아닌 기도였다!



마야 달력 (출처: 네이버백과)



고대 마야인들은 담배 연기를 뿜어낼 때마다 신들이 이것을 들이마신다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신에게 기도를 드리고 신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


심지어 그들은 담배를 신이 내려준 선물이라 생각하며 종교적인 수단으로 여겨왔다.


그러니 마야인들이 현대에 와서 수많은 애연가들의 흡연 행위를 본다면 이들이 신과 소통하고 있다고 착각했을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골초가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담배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일까?


조선시대에도 담배를 중독 수준으로 많이 피우는 골초들이 존재했다.


국내에 담배가 전래된 시기는 임진왜란 직후인 1608~1616년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인조실록엔 1616년 담배가 전래되었다고 쓰여있지만 1614년 광해군 시절 편찬된 지봉유설에 따르면 그보다도 이전에 담배가 유입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유입 초기, 은 한냥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비쌌던 담배.


이 때문에 지휘가 높은 지도층만이 즐길 수 있었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전국적인 유행으로 확대되었다.


심지어 네덜란드인 하멜이 집필한 하멜표류기에는 '조선인들이 담배를 좋아한다'는 구절이 나오기도.





그렇다면 당시 많은 이들은 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을까?


당시 많은 이들은 담배에 대해 이와 같이 평했다.


가래침이 나오지 않을 때나 침이 뒤끓을 때, 혹은 먹은 것이 소화가 안 되거나 한 겨울 추위로 인해 온몸에 오한이 날 때 '유익'하다는 것.


제 아무리 과학적 검증이 어려운 시절이었다 해도 너무 터무니 없는 평가 아니냐고?


잠깐! 뒤 이은 평가를 읽어보면 약간의 반전(?)이 있다.


'몸에 이롭고 해로움을 따진다면 해가 더 심하다'는 것.





'정신을 해치고 듣고 보는 것까지 해치는 데다가 이를 일찍 빠지게 하고 사람을 빨리 늙도록 만든다'는 말이 그 뒤를 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담배의 인기는 뜨거웠으나, 상대적으로 과학적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옛 시절에도 흡연의 유해성에 대한 관점은 변함이 없어보인다.





흡연의 유해성에 관한 최초의 보고서


그렇다면 흡연의 유해성에 관해 공식적으로 보고된 것은 언제일까?


반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  1964년 담배의 입장에선 '숙적'이나 다름 없는 '흡연과 건강 보고서'가 처음 국제사회에 발표되었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이 보고서에는 한 개피의 담배를 피우거나 다른 사람이 피운 담배 연기를 한번이라도 마시면 심장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특히 담배 한 개피를 피울 때 나오는 연기 속에는 7,000여 종의 독성물질이 있어 즉시 몸 속 모든 장기 세포에 손상을 주게 된다는 것은 흡연자 뿐 아니라 비흡연자까지도 발칵 뒤집어 놓았다는 사실.


이후 많은 과학·의학 연구 자료에서 흡연이 암세포 형성을 촉진하는 강력한 발암 인자로 작용하며 백해무익하다는 연구자료가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기가 반 세기 이상 흐른 지금, 비로소 각국마다 다양한 금연 정책을 펼치며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 것이다.





어떤 무기로 담배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인가


이러한 '담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현재 우리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내고 있다.


2015년부터 모든 음식점을 시작으로 금연구역을 확대 지정하고 있고 담뱃값 인상 정책까지 펼치며 적극적으로 금연을 유도하고 있는 것.


또한 혐오감이 생길수록 흡연 욕구가 저하된다는 연구결과를 고려해, 5개월 전부터는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부착해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담배 판매량 감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금연상담사의 월 평균 급여를 인상하고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등 실내체육시설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확대 한다는 방침.





정부 뿐 아니라 지자체의 노력도 뜨겁다.


먼저 구리시는 지난해 11월 파격적인 시범사업으로 뜨거운 화제를 불러모았다.


담배꽁초를 주워 주민센터로 가져오면 1개당 10원을 보상해준다는 것!


이 사업은 흡연자 뿐 아니라 비흡연자들에게도 커다란 반응을 일으키며, 시행 열흘 만에 꽁초 30만 개를 모았다.


시범 사업이 끝난 후에도 꽁초를 가져온 시민들이 줄을 이었을 정도였다고.


이에 이 사업을 벤치마킹하자는 시민의 민원으로 서울시도 정책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역시 활발한 금연 정책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지자체 중 하나.


경기도의 금연 정책은 말 그대로 생활 밀접형이다.


금연클리닉을 통해 니코틴 보조제, 금연치료제 등을 지원하고 금연 상담사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재미 요소에 대한 호응이 높은 젊은 층들을 타깃으로 한 금연 랩부르기 이벤트도 개최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흡연 예방에 대한 의식을 높여나가고 있다.


또한  세계 금연의 날(5월 31일)을 하루 앞둔 오는 30일에는 '#금연보스 #흡연엔딩'이라는 타이틀로 금연캠페인을 진행할 예정.


이날 행사에서는 셀프 체크리스트를 통해 흡연지수를 알아보는 행사와, 버스킹팀을 섭외해 개사곡을 이용한 현장 퍼포먼스가 진행해 흡연자 뿐 아니라 비흡연자들의 기대까지 받고 있다.





간접흡연만 해도 몸 속 니코틴 농도가 흡연자 수준에 이를 정도로 건강에 유해한 담배.


무심코 습관적으로 피운 담배 하나는 자기 자신 뿐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무고한 주변인들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도 있는 치명적인 '독'이다.


만약 지금 이 순간에도 담배 생각이 간절하다면, 이 사실 하나만 기억하자.


작심하고 또 작심하면 '작심삼일'도 언젠간 '작심삼년'이 된다는 것을!


작가의 이전글 '우리가 모르는' 보트의 세계, 제대로 알고 즐기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