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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믐 Feb 13. 2021

나는 돈을 모으기 위해 통장을 쪼갠다

계좌만 10개

이 제목을 쓰게 된 건 오늘 만난 친구와의 대화 때문이었다. 시작은 교통카드 얘기였는데 끝은 내 통장 쪼개기를 고백(?)하며 끝났다. 친구는 내 계좌가 여러 개라는 사실에 놀란 것 같았다. 친구와 나는 같은 학생, 취준생의 입장이라 수입이 들어올 곳도 없으니 계좌를 여러 개 만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야기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도 새삼 계좌가 좀 많구나 싶었다. 내가 여러 은행에 여러 개의 계좌를 만든 이유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세어보니 현재까지 만든 계좌는 단순히 그냥 개수만 셌을 때 대략 10개 정도이다. 


1. 자유입출금 계좌
2. 증권계좌
3. 적금 계좌
4. 정기예금계좌
5. (비정기적) 이벤트성 계좌


여기서 세부적으로 나누면 자유입출금 계좌, 증권계좌, 적금 계좌, 정기예금계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솔직히 증권계좌는 여전히 잘 몰라서 잘 쓰지 않고, 주로 쓰는 건 입출금계좌 몇 개와 목돈이 생겼을 때 바로 넣는 적금, 예금계좌이다. 


여기서 나는 자유입출금계좌도 두세 가지 종류로 나눈다. 


1. 고정비용 지출 계좌
2. 생활비 지출 계좌
3. 비상금


공과금, 월세, 휴대폰요금 등 달마다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을 넣어두는 계좌, 의식주를 해결할 계좌, 두 계좌에서 돈이 부족한데 당장 돈이 필요할 때 쓸 또 다른 계좌, 월급 들어오면 받아둘 계좌 등으로 나눠 쓴다.


이렇게 나누지 않으면 가계부 쓸 때 좀 힘들다. 따로 분류해놔야 이번 달 도시가스가 얼마 나갔는지, 이번 달 생활비를 얼마나 오버해서 썼는지 한눈에 보기가 용이하다. 한 계좌로 몰아넣으면 결제할 때는 카드 한 장만 쓰고, 계좌이체 등록할 계좌로 하나라서 편하겠지만, 어느 부문에 얼마나 썼는지 일일이 계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나는 밀레니얼 세대지만 가계부 어플보다 다이어리에 수기로 쓰는 걸 선호한다. 종이에 기입하고 직접 계산하는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달까. 아무튼 수기로 계속 쓰고 싶으니 계좌 분리는 내게 있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건 나만 이렇게 느끼는 장점일 것 같은데, 돈이 여러 군데 분산돼 있으니 몇 달이 지나면 얼마나 모여 있는지 아주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백 단위까지는 알아도 그 이하 단위는 잘 모른다. 그래서 문득 잔액을 확인하려 들어가 봤을 때 꽤 불어난 몸집을 보며 뿌듯해할 때도 있다. (내가 적금과 예금 계좌를 만든 이유는 이 뿌듯함을 느끼기 위해서가 크다) 


비록 부동산 어플에 한 번만 접속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금액이지만 내 나이 때에 이런 나름의 재테크는 보람차다. 전장에서는 흩어지면 죽지만, 재산에서는 흩어져야 사는 것 같다. 때아닌 분산투자의 의미를 이해(?)하는 척하며 오늘도 가계부를 쓴다. (이런, 오늘 외출해서 커피며 저녁값이며 많이 지출했다. 하 내 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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