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워 괴롭히다
오늘로 입사가 딱 일주일 남았다. 어제는 후배들을 만나 신나게 (후배 집에서) 놀고 이번 주도 생각해보니 약속이 우수수 있다. 이쯤 되면 나는 어디 잡혀가기 직전의 심정으로 입사를 기다리고 있는 건가... 첫 출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마음만 조급해진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책을 읽을까 인강을 들을까, 아님 그냥 이대로 마음이라도 편하게 먹도록 노력해볼까.
전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잠들었더니 꿈자리가 사나웠다. 그렇게 오후가 돼서야 눈을 떴고, 문자가 온 걸 확인했다. 나를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로 이끌어준 컨셉진스쿨에서 온 문자였다. 그때야 잊고 있던 새로운 프로젝트에 신청 접수한 것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50일 동안' 쓰는 프로젝트였다.
아, 입사 디데이 말고 세야 할 게 또 있었구나. 난 또 새로운 일을 벌였구나.
이번에 참여하게 된 '관점 사전' 프로젝트는 3월 1일부터 4월 중순까지 50일 동안 진행된다. 하루 2개의 단어를 문자로 보내주며, 참여자들은 이 단어에 나만의 정의를 내려 제출 사이트에 입력하면 된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나만의 관점 사전을 책으로 만들어 발송해준다고 한다. 오래 글을 쓰고 싶은 내 입장에서는 이걸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물론 참가비는 10만 원 남짓 들었지만, 독립 출판한다는 기분으로 신청했다.
오늘은 그 프로젝트의 첫날이었다. 그래도 전공이 글쓰기였으니 수월하게 작성할 거라 믿었는데. 웬걸, 생각보다 내 창의력은 바닥이었다. 감수성 뿜뿜하는 BGM을 유튜브로 틀어놓고 생각에 잠겼지만 주어진 단어에 대한 그럴싸한 정의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썼다. 아무래도 제대로 쓰려면 워밍업 기간이 며칠 더 필요할 것 같다.
이번에 입사하는 회사의 채용공고에서는 '필력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거 하나 믿고, 일단 글만 주야장천 써보던가 해야겠다. 그래도 전공인데, 아무리 배울수록 모르는 걸 '전공'이라고 한다지만 평균보단 잘 쓰리란 믿음으로 지내본다. 일주일 동안 틈틈이 많이 읽고 많이 써야겠다. 입사할 회사의 판매 제품에 대한 공부도 좀 하고... 그렇게... 지내야지... 안녕 내 마지막 방학...
ps. 오늘 글의 제목은 내 학창시절 우상이었던 前비스트 現하이라이트의 <비가 오는 날엔>의 가사 패러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