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그믐 Mar 04. 2021

뉴스를 보면 피곤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

요즘 뉴스를 보는 게 힘들다. 원래 연예판 뉴스 보는 걸 하루 일과 중 필수로 여겼는데, 이젠 연예판 뉴스 보는 걸 가장 싫어한다. 매일이 멀다 하고 터지는 학교 폭력 의혹과 마약, 음주운전 등 범죄 관련 뉴스들이 이제 보기 힘겹다. 20년 넘게 살았다고 그 안에 겪었던 이러저러한 일들이 해당 뉴스를 방아쇠 삼아 다시 상기되기 때문이다. 본의 아니게 뉴스를 보게 돼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 날엔 밤까지 날 괴롭힐 정도다. 그래서 난 최근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 차트'를 삭제한 걸 다행이라고 여긴다. 계속 있었다면 네이버에 로그인할 때마다 엉겁결에 알고 싶지 않았던 실시간 화젯거리를 봐야 했을 테니 말이다.




우리 집은 뉴스를 자주 보는 환경이었다. 학교에 가기 전 아침밥을 꼭 먹어야 하는 집안 규칙이 있었는데, 이때 아빠랑 같이 밥을 먹으면서 증권 뉴스를 봐야 했다. 나는 일반 뉴스도 보고 싶었는데, 아빠 직업과 관련된 일이라 어쩔 수 없이 귀에 증권가 소식을 담았다. 물론 지금 기억나는 건 하나도 없다. 적성에 안 맞으면 아예 신경 쓰지 않는 타입이라. 아빠가 증권 뉴스 말고도 자주 보는 건 저녁~밤 시간대에 하는 정규 뉴스인데 이때 특히 정치, 사회 분야 뉴스만 나오면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니, 대체 왜 그렇게 사회 비판과 정치계 비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어렸을 때는 멋도 모르고 아빠를 따라 나도 정치계 비판을 했었는데, 머리가 좀 크고 나서는 무턱대고 하는 게 얼마나 잘못된 행동인지 인지하고 자제하는 중이다. 요새는 뉴스를 보며 비판이란 걸 거의 하지 않는다. 아, 오늘은 이런 사건이 터졌구나... 하고 생각하는 선에서 그친다. 




언젠가 인스타그램에서 그런 말을 본 적이 있다.

'상대방의 단점이 부각돼 보인다는 건 내가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좋은 기사는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는다. 대신 논란거리는 며칠이 지나도 머릿속을 맴돈다. 특정인을 비하하는 댓글을 볼 때면 꼭 내가 그 말을 들은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리고, 악플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심정이 짐작 갈 만큼 힘겹다. 안 좋은 내용의 뉴스는 너무 크게 다가온다. 평소 내가 공감성 수치가 크다는 걸 감안해도 그렇다. 뉴스를 보는 것도 버거울 만큼 내 마음이 힘든 상태라는 걸까?




매거진의 이전글 고향 친구는 없고, 대학 친구만 있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