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것도 없는데
하루는 24시간이다.
평일도, 주말도 모두 24시간이다.
그런데 체감하는 시간은 다르다.
실제 기온과 체감온도가 다르듯이
실제 시간과 체감시간은 다르다.
내겐 평일인 월, 화, 수, 목, 금의 24시간과 주말인 토, 일의 24시간이 다르게 느껴진다.
평일은 나무늘보처럼 느리게 시간이 흐르고
주말은 총알처럼 빠르게 흐른다.
평일엔 출근-업무-퇴근의 사이클에 갇혀 살고
주말엔 늦잠-식사-유튜브/넷플릭스의 사이클에 갇혀 산다.
어느 하루가 더 생산적인지, 어느 하루가 더 효율적인지 판단하기 힘들다.
원래는 돈을 버는 평일의 하루가 더 생산적인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주말의 휴식이 없다면 평일의 하루를 지킬 수 없음을 이제는 안다.
주말의 하루가 더 효율적인 삶이라고 생각하기에는,
평일에 비해 결과물이라고 말할 것이 없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필요한 잠을 보충하고, 필요한 일을 처리한다.
(필요한 일이란 공과금 처리나 내 여가 생활, 집안일 등등)
평일에는 충전된 체력을 바탕으로 5일을 버틴다.
말 그대로 버티는 삶을 5일 동안 산다.
(혼나지 않고, 내 실력을 인정받고, 야근 없이 퇴근하는 것 등등)
평일과 주말은 서로 상극의 하루들이지만 서로가 있어야 지속되는 날들이다.
평일이 없다면 주말은 무료 그 자체이고
주말이 없다면 평일은 피로 그 자체이다.
직장인에게 주말은 총알보다 빠른, 어쩌면 빛의 속도와 같은 시간이다.
그래서 더욱 잘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주말에 제대로 피로를 풀지 않으면 주중에 누적된 피로감이 날 덮치기 때문이다.
벌써 토요일을 30분 정도 남겨두고 있다.
사실 아직 평일 동안 쌓인 피로감이 가시지 않았다.
내일 남은 주말 하루를 푹 쉬어볼 예정이다.
부디 내게 다음 일주일을 버틸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