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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훈 Nov 12. 2023

[하루에 뭐 하나라도] 감정의 동요

2023.11.9.(목)

사람의 감정을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되는 표현 중 하나가 물이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우엔 내 감정이 바다와 같다. 한 번도 잔잔한 호수 같은 적은 없었다. 늘 변하고 파도가 치며 하루하루가 다르다. 비슷한 하루하루가 있을 뿐 날마다 조금씩은 다르다.


그런 나의 바다에 동요가 있을 때가 있는데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첫 번째는 해일이다. 감정의 동요가 커지고 또 커진다. 파도가 치고 부서지기를 반복하다 파도에 파도가 더해져 나를 덮쳐온다. 이럴 경우는 보통 분함, 흥분, 분노감이 들 때이다.


두 번째는 소용돌이다. 나의 내면이 가장 혼란스러울 때, 스스로 불안정하고 나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작은 소용돌이가 생기기 시작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도 한다.


세 번째는 심해다. 우울과 불안, 부정적인 생각들에 몰두되어 있을 때 점점 더 깊은 바다로 빠져든다. 춥고 어두운 바닷속으로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는다. 몸에 힘은 빠지고 시야는 어두워진다. 내가 가장 기피하는 유형이기도 하다.


이러한 나의 바다에 필요한 게 딱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파도를 가를 정도로 수영을 잘하고 깊숙이 잠수할 수 있어서 내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사실에 오늘도 감사하며 부디 나의 바다가 오늘도 평온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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