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 지지 않게 꼬박꼬박 약 발라요
엎지른 물을 그냥 두면
지저분한 물자국이 생긴다
근데 양말 안 젖는 게 어디야?
중학교 3년
내 질풍노도의 시기는
딱 두 가지 에피소드로 함축된다
첫 번째
급식판을 들고 서 있는데
김치를 퍼주던 여자애가 소리쳤다
"아, 쫌 가까이 대! 짜증 나게 진짜"
화장실에서 주먹으로 입 틀어막고
<발리에서 생긴 일> 조인성 빙의한 사건
두 번째
미술 준비물인 찰흙 두 개를 꺼내자마자
평소 인사도 나누지 않던 여자애가 다가왔다
"나 찰흙 하나만 주라. 고마워~"
미술시간 내내 교실 뒤에 서서
하체 근육 조진 사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고,
부당한 일에 찍 소리 못하던 중딩이
지금 어떻게 변했냐고?
"그냥 노코멘트하겠어요"
인생은 정말이지 예측불가
콩 심은 데 팥 나고
피라미 그물에 참돔이 올라오고
가끔은 군침 싹 도는 델리만쥬 열매를 보게 될지도?
상처는 꼭 지문 같아요
사람마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
회복 속도도 천차만별이거든요
그러니까 본인 기준에 맞춰
시간이 다 해결해 준다는 둥
훌훌 털어내고 한잔 하라는 둥
겨우 아물어가는 상처에
딱지 떼는 소리 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