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병원 있으면 추천받음
16년 전, 내 통장에 찍힌 월급은
50만 원이 조금 넘었다
라떼는 말이야~
MZ세대가 아닌 88만 원 세대였지
서글픈 계약직 알바에서
전공을 살린 프리랜서가 되었지만
주 7일 빡센 근무에
50만 원은 순식간에 공중분해됐다
프리랜서지만 전혀 안 프리한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3개월이 되었을 무렵
나는 차라리 계약직 알바가
인간적이었음을 깨달았다
명절 선물로 정규직과 차별 좀 하면 어때?
적어도 집에는 보내주잖아?
화생방 훈련소 같은 사무실 쪽방에 갇혀 있노라면
얼굴에 존재하는 구멍이라는 구멍에서 짠물이 쏟아졌다
출근과 동시에 차려지는 눈칫밥에 늘 배가 불렀고,
틈만 나면 챙겨주는 욕지거리 간식에
허기질 틈이 없었다
일을 하면서도 엄빠에게
용돈을 받아야 하는 지경이었지만
단연코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그저 새벽이슬 맞으며 퇴근할 때
택시가 나를 치고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 정도?
빈곤에 등급이 있다면 그때의 나는
지면을 뚫고 한참을 내려가 저기 끝에 박혀있는 상태였고
바로 위 선배들은 지면에서 살짝 위,
그 위 선배들은 조금 더 위였다
그리고 등급 최상위 포식자에게는
늘 '월천'이라는 수식어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월천 = 월에 천만 원을 번다
88만 원 세대에 50만 원 받던 쪼렙에겐
신기루 같은 숫자였다
하지만 16년째 프리랜서로 살아보니
월 천 벌기?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월 천 버는 비법 공개합니다
눈 뜨자마자 시작해서
잠잘 때만 빼고 일하면 돼요
일하다가 배 아프면 똥 싸면서 일하고요
소주로 짠 하면서도 일하고요
몸 어딘가에서 피가 쏟아지면 닦고 일하면 돼요
저 아는 선배는 출산하는 날에도 일했다고 하더라고요
월 천 벌기
생각보다 별 거 아니죠?
아! 도전할 생각 있으시면 일단
집에서 가깝고, 간호사가 친절하고, 명의가 상주하는
병원부터 알아보는 거 잊지 마세요
아자 아자 파이팅!
(저는 그냥 적당히 벌고, 적당히 행복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