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염색체를 가진 그들
축구공 앞에만 서면,
남자는 달라진다.
도대체 축구가 뭐길래,
20대에서 30대 즈음 남자들을
완전히 바꿔놓는 걸까.
평소엔 순둥순둥,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운 그들이
운동장에만 발을 들이면
테스토스테론을 무한 송출하는
야성의 상남자로 변신한다.
회사에선
"아, 네... 알겠습니다..." 만 반복하던 그가
축구장에선
"백! 백! 오른쪽 열렸잖아!!!"
몇 수 앞까지 내다보는 지휘관이 따로 없다.
커피 두 잔을 사이에 두고
시종일관 어버버하던 그 찌질남조차
날아든 축구공에
카리스마 장착한 메시로 빙의했더랬지.
도대체 왜,
대한민국 남자들의 '남자다움'은
축구공 앞에서만 그토록 강력해지는 걸까.
혹시 남중, 남고 점심시간마다 벌어졌던
피 튀기는 음료수 내기 축구 때문일까?
아니면, 고참들의 갈굼이 난무했던
악몽 같은 군대 축구 트라우마?
어쩌면...
X 염색체와 함께
S(soccer) 염색체를 갖고 태어나는
운명의 존재들 인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쨌든,
하나만은 분명하다.
땀 흘리는 남자는 언제나 옳다는 것,
그리고 이 나라 모든 길이
축구장이었으면 좋겠다는 것.
참고로, 테스토스테론을 뿜어대던 그 메시...
전반 10분 만에 교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