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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nugeun Nov 20. 2019

차 보고 싶은 시계 -IWC 빅 파일럿과 폴베버

아주 뒤늦은 행사 방문기 feat. IWC 3777 09

작년에 판교 현백에서 열리고 있는 IWC 150주년 행사에 다녀왔다. 당시엔 IWC의 파일럿 시계인 3777을 차고 있었다. 좀 두꺼웠지만 아주 마음에 드는 시계였다. 지금은 팔아버렸지만... 


방문은 3777과 함께!

판교 현백이 사무실과 멀지 않아서 점심시간에 점심 제치고 다녀왔다. 덕분에 배는 좀 고팠지만, 직접 손목에 한 번 올려보고 싶었던 모델 두 개를 실착 해볼 수 있었다. 행사장은 백화점 1층 별도 공간에 마련되어 있었지만, 시착은 부틱에서 해주셨다. 행사장에서 시착을 요청하니 부틱으로 안내해 주시더라. 


그중 하나는 작년에 150주년 기념으로 출시했던 모델인 폴베버, 다른 하나는 파일럿 시계의 정점인 IWC 빅 파일럿.


우선 폴베버부터. 이것이 바로 대망의 폴베버! 

특이한 색감을 보여주는 래커 다이얼!

폴베버는 언젠가 꼭 구매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실물을 보고 손목에 한 번 올려보고 싶었다는 게 맞겠다. 출시 당시 내가 종종 방문하는 시계 커뮤니티 사이트에 홍보용 사진이 올라왔었는데 독특한 작동 메커니즘을 탑재한 시계다운 생경한 다이얼의 모습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었다.


실제로 내가 이 시계를 구입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18k 레드 골드, 플래티넘, 스틸 재질로 출시되었는데 가장 저렴한 스틸 재질의 가격이 2,800만 원이 넘고, 18k 레드 골드 버전은 4,500만 원 가까이 된다. 대망의 플래티넘 버전의 가격은 무려 7,000만 원이 넘어간다. 내가 시계에 이 정도 돈을 투자할 일이 이번 생에 있을까 싶고, 만약에 그런 날이 온다고 해도 저 가격대엔 다른 브랜드의 쟁쟁한 모델들이 너무 많다.

장식이 많이 들어간 용두. 좀 되는 두께.

그런 모델을 판교 현백에서 진행한 행사 덕분에 이렇게 한 번 손목에 올려볼 수 있었다. 아마 행사가 아니었다면 평생 올려볼 일이 없었겠지. 그런 의미에서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참 좋은 행사였다고 생각한다. 이 시계를 실제로 구매한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실제로 올려본 폴베버는 생각보다 크고 두께도 좀 됐다. 다이얼 디자인으로 볼 때 드레스 워치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드레스 워치로 활용하기엔 다이얼이 크고 두께도 두껍다. 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계를 올리면서 동영상을 안 올릴 수 없다. 기계식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19분이 20분으로 바뀌는 순간을 보고 싶을 테니.

다음에 혹시 또 기회가 된다면, 이번엔 시간 표시까지 한 번에 바뀌는 장면으로 남겨보고 싶다.


그리고 두 번째는 빅 파일럿이다. 1,7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 때문에 빅 파일럿 역시 아직 구매는 요원하다. 이번 생에 살 일이 있을까 싶은 건 폴베버와 동일한데, 차이점이라면 그 가격을 내가 시계에 투자한다면 진지하게 구매 후보군에 올려놓을 시계라는 점이다. 


사실 3777을 들인 것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3777을 차다 보면 빅 파일럿에 대한 욕구가 좀 없어지려나 싶었던 건데. 오히려 욕망이 증폭됐다. IWC가 왜 파일럿 시계로 유명한지 직접 느낄 수 있었고, 그 정점에 서있는 빅 파일럿을 꼭 한 번 차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되었다.

조명 덕에 매끈하게 보이는 다이얼! 어느 각도로 봐도 지금 몇 시인지 단박에 알 수 있는 빅 파일럿!
조명에 따라 매트한 느낌도 보여주는 다이얼

위 사진을 보면 시계의 러그 양 끝이 손목 너비를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름 관대한 내 기준에서도 명확히 방간이다. 그래도 사고 싶다. 방간이고 자시고 너무 멋진 디자인이다.

크고 아름다운 용두. 이렇게 보니 위에서 보던 것보다는 방간 느낌이 덜하다.

언젠가 실제 구매 & 착용기를 올리게 되길 바라며.


이미 1년이 훌쩍 지난 행사지만, 휴대폰에 사진이 남아있으니 행사 방문 후기까지 같이 남겨보겠다.




이제 행사장 사진. 이 행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IWC에서 뿌린 고퀄 홍보 사진을 작년에 이미 보셨을 거다. 행사장 내부엔 칼리버만 전시되어 있고, 행사장 외벽 모서리를 둘러 150주년 시계가 전시되어 있었다.

3777


시계 사진은 내가 관심 있는 기종 위주로 찍었다. 다빈치 라인 모델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 당시 다빈치 라인의 러그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진조차 남기기 싫었다. 그래서 사진 없음.


우선 IWC에서도 팬 층이 두꺼운 포르투기즈(a.k.a 뽈뚜기)의 상위 호환 버전. 3716!

'자사무브'가 들어간 뽈뚜기! 3716

뽈뚜기가 참 이쁘긴 이쁜데.. 그래서 사고 싶은데.. 가끔씩 커뮤니티에서 공격받는 자사무브 논란이 고민이었던 사람들에게 훌륭한 선택지로 등장했던 3716(물론 그 정도 수준을 자사무브라고 볼 수 있냐는 논란이 이후에 또 생기긴 했다). 실제로 보면 색감이 아주 좋다. 이쁘긴 하지만 당시에 나는 뽈뚜기에 별 관심이 없어서 시착도 한 번 안 하고 패스했다. 그래서 지금 후회막심이다. 올려보기라도 할 걸


다음은 포르토피노 핸드운드 문페이즈. 기존 포르토피노 핸드운드 다이얼이 뭔가 어딘가 살짝 허전하다고 느꼈다면, 이 모델을 보고 나면 아, 그게 상단 12시 방향이었구나 할 거다. 

훨씬 나아진 다이얼 균형감
화이트 다이얼과 비교해 캐주얼한 느낌이 확 살아난 블루 다이얼

단점은 드레스 워치로 봤을 때 조금 큰 크기다. 45mm는 드레스 워치로 활용하기엔 조금 크다. 시간 관계상 시착은 또 생략. 점심시간 끝나기 전에 다시 사무실 들어가야 해서 마음이 바빴다.


다음은 칼리버 사진. 칼리버는 모델에 따라 다이얼까지 붙여서 앞면이 보이게 세팅해 놓은 모델도 있고 시원한 로터가 보이도록 뒷면을 세팅해놓은 모델도 있었다. 


우선 IWC의 대표 모델 부엉이에 들어가는 칼리버!

태엽을 감아놓아서 칼리버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었다. 그래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실제로 작동하게 전시해 놓은 점은 정말 신의 한 수! 혹시 부엉이라고만 하면 모르실 분들을 위해 부엉이 공홈 링크와 사진을 올려놓겠다.

https://www.iwc.com/ko/watch-collections/portugieser/iw500704-portugieser-automatic.html

빅 파일럿 다음으로 탐이 나는 모델이지만... 이 모델도 1,000만 원이 넘어간다.


다음은 여러 브랜드의 퍼페츄얼 중에서도 균형감 있는 디자인으로 유명한 IWC의 퍼페츄얼 모델에 탑재되는 칼리버.

지금 보니 이 놈은 날짜가 안 맞춰져 있음. 좀 맞춰 놓으시지.

옆에 칼리버 설명과 해당 칼리버가 탑재된 레퍼런스 넘버가 적힌 설명판이 있었는데.. 실제와 다른 것 같았다. 아래 사진을 보자. 

레퍼런스 넘버가 5038로 나와있다. 그래서 IWC공홈에서 검색해봤다.

https://www.iwc.com/ko/watch-collections/pilot-watches/iw503801-big-pilots-watch-perpetual-calendar-edition-antoine-de-.html 


퍼페츄얼이란 점을 빼면 폰트, 다이얼 색, 뭐하나 똑같진 않지만. 어쨌든 IWC 공홈에서 5038 레퍼런스 넘버로 이 시계가 검색되었다;; 전혀 다르게 생겼는데. 칼리버를 전시할 거면 정확하게 해놨어야 할 것 같은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다음은 퍼페츄얼 +  더블 문페이즈. 이 정도면 기계식 시계에선 거의 최상급 기능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사진 초점이 날아감

어떤 모델에 들어가는 칼리버인지 확인하고 싶어서 IWC 공식 홈페이지에서 검색해 보았지만 나오지 않았다. 현행이 아니라 이미 단종된 칼리버로 보인다. 아쉽다. 어떤 모델인지 옆에 그림이라도 놔줬으면 좋았을 텐데.


다음 칼리버 역시 정확히 어떤 모델인지 모르겠다. 일단 퍼페츄얼인 것 같고 캘린더를 디지털 형식으로 보여주는 모델인 것 같은데.

검색해보니 스핏파이어 퍼페츄얼이었다.


행사 자체는 좋았지만... 조금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저 책상에 칼리버가 탑재된 모델을 360도로 회전시켜 볼 수 있는 아이패드라도 올려져 있었더라면.

우선 칼리버 옆에 해당 칼리버가 탑재된 모델들을 같이 볼 수 있게 해 놨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리버 넘버나 칼리버가 탑재된 모델의 레퍼런스 넘버만으로는 어떤 시계인지 쉽게 알기 힘들다. 실물 전시도 좋고, 아니면 아이패드 같은 것을 옆에 놓고 홈페이지 사진이라도 띄워놨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뒤에 소파와 TV가 보이는가? 아무도 앉아 있지 않은 것도 보이는가? 

두 번째는 행사장 내부에서 즐길만한 게 칼리버 구경 외엔 딱히 없었다 라는 점이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푹신해 보이는 소파와 커다란 TV가 있었지만.. 보통 거기 멀뚱히 앉아 TV 영상이나 보려고 행사장을 가지는 않을 것 같다. 또 앉는다 하더라도 앉아서 뭐 할 게 있어야 앉지. 지나가다 다리 아프다고 여기 들어와서 앉기는 좀 그렇잖아. 소파를 준비해 놓았다면 하다못해 소파 근처에 고퀄 사진이나 브랜드의 역사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진 IWC 책자라도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방문객 중 IWC를 차고 온 사람에 한정하여 자기장 검사나 세척 서비스라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마지막으로 단순 구경 방문임에도 시원한 음료 대접해 주신(행사 당시엔 여름이었다) 당시 부틱 직원님께 감사를 드리며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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