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2110.BA0833
2017년 11월 초에 데려왔다가 그해 12월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에 보냈다. 두 달 조금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함께 했다.
다이얼 크기: 43 mm
두께: 15.5 mm
러그 투 러그: 49mm
러그 너비: 21mm
파워 리저브: 42 hrs
방수: 300 m
탑재된 무브먼트는 valjoux 7750 기반이었는데 수정을 했는지 안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차는 크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디자인도 괜찮았다. 무난한 검판에 입체적인 가로 줄무늬가 들어가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주었다. 사람들이 다이버 시계를 고를 때 크로노 그래프가 달린 모델을 잘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흔하지 않다는 점도 좋았다. 베젤을 돌리는 느낌도 적당히 뻑뻑하니 좋았다.
뒷면엔 옛날 잠수부들이 썼을 것 같은 헬멧이 각인되어 있었는데 적당히 각인한 게 아니라 꽤나 깊게 제대로 파서 모양을 낸 것이라 볼만했다. 종종 시계를 풀러 뒷모습을 감상했다.
두껍고 무거워서 조금 불편했다. 특히 제치로 달려나온 브레슬릿을 손목에 딱 맞게 조정하는 게 불가능해 아쉬웠다. 한 칸을 늘리면 헐렁했고 반대로 한 칸을 줄이면 팔목을 조여왔다. 그래서 나토 스트랩으로 바꿔서 차고 다녔는데 나토로 바꾸면 브레슬릿만큼 멋있지가 않아 좀 아쉬웠다.
이건 이 시계의 단점인지 valjoux 7750의 단점인지 모르겠지만 크로노 작동 버튼이 상당히 뻑뻑해서 버튼을 누르려면 꽤 힘을 줘야 했다. 대신 버튼이 제대로 눌리면 철컥하면서 기분좋은 감촉이 들긴 했다.
이 시계 사진을 찾다가 그 즈음에 찍었던 링크와 호이어01 모델 사진도 발견했다. 백화점에 놀러갔다가 태그호이어 매장이 보여서 잠시 들어가서 차봤었다.
링크는 손목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아주 좋았다. 스포티하기보단 우아한 드레스 워치 느낌이었다. 호이어01은 보이는 그대로 화려하면서 묵직한 멋이 일품인 모델이었다. 둘 다 멋지긴 했지만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다.
나름의 멋이 있긴 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착용감이 좋아 편하게 찰 수 있는 시계에만 눈길이 가고 있다. 그래서 다소 크고 두꺼워서 무거웠던 이 시계를 또 찾을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