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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nugeun Jun 27. 2017

관심 있는 시계들 - 1

롤렉스, 오메가, IWC, 브라이틀링, 까르띠에



1. 롤렉스 - 예물의 대명사 데이트져스트와 다이버계의 서브마리너.

https://www.rolex.com/ko/watches/datejust/m116234-0089.html

위 시계는 보통 줄여서 데졋1이라고 한다.


롤렉스란 브랜드는 시계에 관심을 갖기 전엔 너무 올드한 이미지였다. 그중에서도 위 모델은 나이 지긋 어르신들이 차는 시계 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시계 커뮤니티로 유명한 타임포럼에서 나보다 어린 친구가 스틸 소재에 흰 판, 로만 인덱스, 플루티드 베젤에 쥬빌레 브레슬릿 모델을 파란 셔츠와 회색 슬림 슬랙스에 매치한 사진을 보고 인식이 바뀌었다.
젊고 트렌디한 옷차림이었는데 데졋1이 너무 잘 어울렸다. 해당 사진을 다시 찾고 싶었는데 본 지 오래되어 찾지 못했다.


지금 정장에 차고 다닐 브레슬릿 시계를 딱 하나만 고른다면 이걸 고르겠.

모델은 여러 옵션을 선택할  있다. 옵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민무늬 베젤 대신 물결무늬 같은 플루티드 베젤을 선택하면 가격이 올라간다.


위 모델은 대략 900만 원 정도. 36mm 사이즈가 요즘 트렌드에 조금 작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시계는 작고 클래식하게 차야 제 맛인 거 같다. 100m 방수 지원.


https://www.rolex.com/ko/watches/submariner/m116610ln-0001.html

서브마리너는 시계에 조금만 관심을 갖게 되면 가장 먼저 알게 되는 유명한 시계다. 줄여서 섭마라고 많이 부른다. 아마 단일 모델명으론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다이버 시계의 스탠더드 모델 같은 시계다. 
특히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이 훌륭하다. 베젤, 인덱스 야광, 용두, 브레슬릿 등 시계 전체가 다이버에게 필요한 기능을 고려하여 디자인된 건데 그게 기능을 넘어 고유한 미적 감각으로 승화되었다. 디자인의 기원과 역사를 알게 되면 섭마의 매력에 한층  깊게 빠지게 된다.


기본 스틸 모델이 약 1,000만 원 정도 하고, 금 같은 귀금속 소재가 들어가 가격이 꽤나 올라간다.

굉장히 매력적인 시계고  정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1,000만원은 시계에 쓰기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그래서 이 디자인을 오마쥬(라고 하고 거의 카피 수준)한 시계를 100만 원 이하, 한 번쯤 사볼만한 가격에 내놓는 중소 브랜드들이  많다. 스타인하트, 스쿠알레 등의 브랜드는 서브마리너를 오마쥬한 시계를 괜찮은 품질과 적절한 가격에 내놓아 성공한 중소 브랜드들이다.
 
스타인하트 오션원은 나도 구입해 차 보았다. 처음엔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디자인을 경험한다는 게 좋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리지널에 대한 욕구만 강해졌다. 결국 금방 팔게 되었다.


논 데이트 모델과 데이트 모델   있다. 난 손목시계로 날짜를 확인하는 게 편해서 데이트 모델을 선호한다.

다이얼 크기 40mm.
수심 300미터(1,000피트) 방수.


2. IWC - 마크 시리즈 vs 부엉이 vs 인제니어

http://www.iwc.com/ko/collection/pilots/IW3270/

다이버 시계만큼이나 큰 팬덤을 가지고 있는 파일럿 시계의 대표주자.
사실 디자인 자체만 놓고 보면 마크보단 빅 파일럿 예쁘다. 하지만 실착 해보니 이름 답게 46mm의 사이내 손목엔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산다면 마크를 살 것 같다.
다만 최신 모델인 마크 18보단 이전 모델인 마크 17이  좋다. 마크 18날짜창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위 링크에 걸린 사진을 잘 보면 3시 방향에 날짜 창이 보인다. 시간을 표시한 1~12를 원으로 이어 보면 날짜창 부분만 안쪽으로 들어가며 균형 깨진 걸 볼 수 있다. 난  점이 조금 걸린다.
이전 모델인 마크17은 균형감이 살아있다. 마크 17은 시 인덱스  날짜창 반대쪽 9 인덱스가  날짜창이 3일 치를 부채꼴 모양으로 한 번에 보여주도록 되어있다. 덕분에 맞춰진 다이얼 균형감이 맘에 든다. 거기에 빨간 날짜 인디케이터가 더해지며 포인트도 만들어졌다.
18에서도 작은 사이즈로 나온 모델은 다이얼 크기가 줄어든 덕택에 원 균형감 살아있지만, 이건 사이즈가 아쉽다. 


기본 모델은 40mm , 작게 나온 건 36mm이다.

사이즈 상관없이 가죽 밴드 모델은 535만, 스틸 밴드 모델은 655만.


마크 시리즈는 사용된 무브먼트가 자사가 직접 개발한 무브먼트가 아니라고 가끔씩 까인다. 하지만 여러 브랜드가 내놓은 파일럿 시계  디자인과 역사성 측면에선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예물 보러 다닐 때 매장에 들러 시 착해 봤는데 디자인은 물론 손목에 감기는 브레슬릿 감촉까지 훌륭했다.
 남성용 시계라고 알고 있었는데 당시 상담해준 여성 직원이 어두운 색 바지 정장에 오버사이즈 느낌으로 마크 17을 매칭 한  보고 아내도 팬이 되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시스루 백이 아니라는 점.

기계식 시계에 사용된 태엽뭉치 금속으로 이루어져 자성에 약하다. 따라서 강한 자성에 노출되면 시간 오차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있다.

크는 자기장을 막기 위해서 연철로 만든 내부 케이스를 사용한다. 이 내부 케이스가 무브먼트를 감싸며 자기장을 막아주는 대신 무브먼트 모습을 가려버린다. 최근엔 연철 내부 케이스 대신 다른 방법 - 애초에 자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비금속 부품을 이용한다던지 - 을 사용해 자기장을 막는 시계들이 많이 나왔다. 마크도 그런 기술을 도입하고 무브먼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방수는 6 bar.


http://www.iwc.com/ko/collection/portugieser/IW5007/


다이얼 정면을 보면 센터에서 벗어나 다이얼 왼쪽에 별도로 마련된 초침과 오른쪽에 마련된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서로 대칭을 이루며 훌륭균형미를 보여준다. 이 모습이 부엉이의 큰 눈과 닮아서 별명이 부엉이가 되었다.

뒷모습도 백미다.

IWC 포르투기저 오토매틱 - IW500705 모델의 뒷면


뒷면을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덮어 무브먼트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놨다. 뒷면의 절반을 차지하는 반달모양의 로터 뒤편으로, 한가득 자리 잡은 태엽 뭉치가 보인다. 이 정도로 잘 장식된 무브먼트를 보면 기계식 시계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아름다움을 느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내는 아니? 뭐가? 왜? 라고 답해주었다. 그래서 일부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수정한다. 그리고 로터 설명을 덧붙이라고 하여 덧붙인다. 

로터 - 반달 모양의 금속 부품. 축만 고정되어 있어 회전운동을 할 수 있다. 시계가 움직이면 중력에 따라 회전운동을 하고, 이 운동에너지가 태엽 뭉치에 전달되어 시계의 동력원인 철제 스프링을 되감는다.


이 시계는 금케이스 모델이 굉장히 멋지다. 그래서 금 케이스로 갖고 싶지만 금으로 선택하면 2,970만 원이다. 어지간한 자동차보다도 비싸다. 스틸 소재에 흰 판, 블루 인덱스 모델은 1,580만 원. 물론 아직 준중형차 가격이지만 모델보단 많이 저렴해진다.


사이즈가 42.3mm인데 이 정도가 내 손목이 소화할 수 있는 최대 크기가 아닐까 싶다.  방수는 3 bar.


http://www.iwc.com/ko/collection/ingenieur/IW3239/

공대 출신으로 직업이 엔지니어인 나에겐, 이름부터가 매력적이다.
엔지니어로서 이 시계를 꼭 차 봐야만  같다.


시계는 계 디자이너로 유명한 故 제랄드 젠타의 디자인이다. 이 분이 디자인한 시계가 IWC 뿐만 아니라 파텍필립과 오데마 피게, 불가리에도 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본인 이름을 딴 자체 브랜드 있었다. 인제니어 함께 파텍 필립 노틸러스,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불가리 옥토를 보면 전체를 관통하는 디자인의 맥락이 보이면서도 각각의 개성과 멋이 살아있다. 이런 시계들을 보면 이 분이 유명해진 이유와 의 작품이 여러 브랜드를 넘나들며  팔려나가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오래도록 차도 질리지 않을  같은 수수한 디자인이 인제니어의 매력이다. 정장에도 어울리고 캐주얼한 차림에도 어색하지 않다.

사이즈는 40mm.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크와 마찬가지로 연철 내부 케이스를 사용해 시스루 백이 아니라는 점.


모델은 750만 원. 방수는 12 bar.


3. 오메가 - 스피드마스터 vs 씨마스터

https://www.omegawatches.co.kr/ko/watches/speedmaster/moonwatch/apollo-13-silver-snoopy-award/product/

이름만 들어도 달과 관련있다는    있다. 나사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통과한 뒤 우주비행사 손목에 얹혀 달로 날아올랐던 역사는 어떤 시계의 역사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클래식한 369 크로노그래프 디자인도 멋지다.
날짜창의 부재와, 스포티한 디자인에 어울리지 않는 다소 약한 방수 성능이 아쉽지만 디자인과 역사가 다 메꿔준다. 사이즈는 42mm. 방수는 5 bar(50미터/167피트).


오메가는 한정판을 굉장히 많이 내놓는다. 문워치 역시 오래된 역사에 걸맞게 다양한 한정판이 출시되었는데 오리지널 디자인의 완성도가 너무 높아서 조금씩 디테일이 가미된 대부분의 한정판들은  취향은 아니었다.
그런데 가장 최근 스누피 에디션은 좀 달랐다. 한정판에 담고자 하는 의미, 이야기를 시계 곳곳에 적절한 디자인으로 멋지게 녹여냈다고 느껴졌다. 기존 문워치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느낌의 시계가 탄생한 느낌이다.


820만 원이었는데 이미 한정판 전부 다 팔리고 중고시장에서 웃돈 얹혀 팔리고 있다. 갖고 싶다.


https://www.omegawatches.co.kr/ko/watches/seamaster/diver-300-m/james-bond-50th-anniversary/

서브마리너와 쌍벽을 이루는 다이버 시계이다. 사진으로  땐 5연으로 구성브레슬릿 디자인이 조금 과해 보였는데, 매장에서 실제로 손목에 얹어보니 괜찮았다.


옛날 제임스 본드는 서브마리너를 차고 나왔었고, 요즘 제임스 본드는 씨마스터를 차고 나온다. 

그래서 씨마스터 라인엔 제임스 본드 한정판이 나온다.
위 시계는 제임스 본드 50주년 기념으로 출시된 한정판이다. 시계 곳곳에 제임스 본드를 상징하는 장식이 더해졌는데, 디자인 수준이 높고 훌륭하다. 특히 뒷면 총알 장식이 멋지다.


이름에 들어간 대로 300m 방수를 지원한다.


사이즈는 41mm와 36mm 두 가지가 있다. 난 41mm가 좋다. 590만 원.


4. 브라이틀링 - 반짝반짝 항공시계의 명가

브라이틀링은 항공시계로 유명하다. 

광고모델 배우  트라볼타는 브라이틀링을 차고 직접 비행기를 몰고 다닌다고 한다.

또한 스위스에서 정확성을 검증 후 인증해 주는 cosc 인증을  모델 빠짐없이 받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브라이틀링을 말할 때 폴리싱도 빼놓을 수 없다. 폴리싱은 시계 금속 부분의 마감처리를 의미하는데, 브라이틀링의 폴리싱은 잘 보이지 않는 세세한 부분까지 거울 같이 반짝반짝하게 만드는 걸로 유명하다.

그런데 사실 난 너무 반짝거리는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위시리스트에 브라이틀링을 껴놓은 건, 

요즘 같은 시대에 거대 그룹에 속하지 않고도  정도로 훌륭한 시계를 만들어내며 사업을 영위해 나가는 브라이틀링이 대단하기도 하고,아래 링크 같이 매트한 질감의 시계도  만들어내 때문이다.

https://www.breitling.com/ko/models/chronomat/chronomat-41-airborne/

일반 크로노맷은 반짝이는 폴리싱 처리가 되어있지만 에어본 모델 반짝이지 않은 브러쉬드 처리가 되어있다. 거기에 밀리터리 패브릭 줄을 선택하면 건조한 질감의 절제된 멋이 완성된다.
브라이틀링은 항공시계로 유명한 브랜드 답게 크로노그래프 디자인을  뽑아낸.  시계도 그렇다. 
사이즈는  좋은 41mm.
지금 링크엔 흰 판 사진이 보이지만 난 검판이 좋다.
방수능력은 300 m (1,000 ft).
가격은 홈페이지엔 나오지 않아서 아직 모르겠다.


5. 까르띠에 -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

http://www.cartier.co.kr/ko/%EC%BB%AC%EB%A0%89%EC%85%98/%EC%8B%9C%EA%B3%84/%EB%82%A8%EC%84%B1%EC%9A%A9-%EC%8B%9C%EA%B3%84/%EC%82%B0%ED%86%A0%EC%8A%A4-%EB%93%9C-%EA%B9%8C%EB%A5%B4%EB%9D%A0%EC%97%90/%EC%82%B0%ED%86%A0%EC%8A%A4-100/w20073x8%20%EC%82%B0%ED%86%A0%EC%8A%A4%20100%20%EC%9B%8C%EC%B9% 98.html

어느 분야에서건 세계 최초 같은 타이틀은 쉽게 얻을 수 없. 그래서 세계 최초로 손목시계를 만들었다는 까르띠에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1904년 파리에서 유명던 브라질 출신 비행사 산토스 뒤몽이 루이 까르띠에에게 비행 중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부탁을 받은 까르띠에가 손목에 찰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준 시계가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 라고 한다. 까르띠에에서 100주년 기념으로  시계를 재해석해 출시한 모델이 산토스다.

 

디자인 측면에서 까르띠에만의 로만 인덱스 폰트가 이 시계 매력의 8할은 되는 것 같다. 고정나사를 노출시킨 케이스가 빚어내는 스포티한 툴워치의 분위기를 다이얼을 가득 채운 로만 인덱스가 지적이고 우아한 분위기로 바꿔준다.
이 시계를 보면 새삼 폰트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방수도 100m 지원한다. 훌륭하다.


가로 세로 51mm * 41mm.
시계 크기에 따른 착용감은 주로 세로 사이즈에 좌우되기에  손목에 비해 조금  가로 사이즈가 착용감을 망치진 않을  같다.
845만.


http://www.cartier.co.kr/ko/%EC%BB%AC%EB%A0%89%EC%85%98/%EC%8B%9C%EA%B3%84/%EC%97%AC%EC%84%B1%EC%9A%A9-%EC%8B%9C%EA%B3%84/%ED%83%B1%ED%81%AC/%ED%83%B1%ED%81%AC-%EC%86%94%EB%A1%9C/w5200005%20%ED%83%B1%ED%81%AC%20%EC%86%94%EB%A1%9C%20%EC%9B%8C%EC%B9%98.html

탱크는 아내에게 선물하고 싶은 시계다.


영화 인턴에서 주인공 앤 해서웨이가 이 시계를 차고 나온다.

영화를 잘 표현한 포스터. 앤 해서웨이 왼쪽 팔목에 찬 시계가 탱크

그녀는 결혼해서 딸 한 명을 둔 엄마이자 직접 회사를 세워 경영하고 있는 젊은 CEO를 연기한다.

주인공은 순수하면서도 강단 있는 성격으로 묘사되는데, 앤 해서웨이가 뛰어난 얼굴과 연기로 그런 주인공의 이미지를 잘 표현해냈다.

덕분에 그 이미지가 차고 나온 시계에도 녹아들었다. 무의식 중에 저 시계를 차는 사람은 저런 성격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리적 비약을 PPL이 하게 만든다. 대단하다.


팔목에 탱크 차고 일 열심히 하고 있는 앤 CEO.

 

운동이 필요하다며 사무실에서 자전거 타는 앤 CEO. 역시 팔목엔 탱크

영화를 보면 시계가 앤 해서웨이 덕을 굉장히 많이 봤다고 느껴진다.

너무 이뻐서 앤 해서웨이 사진으로 도배하고 싶지만 신중하게 골라 3장만 넣었다.

시간만 되면 앤 해서웨이의 작품들을 전부 모아서 총 감상평이라도 써보고 싶다.


쿼츠 모델. 방수 30m 지원.

31mm x 24.4mm, 301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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