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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라니 Apr 02. 2018

기획자와 개발자가 만나면

side project : 멍카

시작은 장난스러웠다.

2017년 크리스마스를 한 달여 앞두고 어느 연인처럼 무얼 할까 고민했고, 


우리 크리스마스 연휴에 같이 앱하나 만들어볼까?

무심코 던진 말이 실행으로 옮겨졌다.

슬쩍 던진 제안에 어쩜 이런 이쁜 생각을 했냐며 기뻐하는 애인을 보니, 어이쿠 엎어진 물이구나..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구나.. 알아차렸다. 

그렇다. 우리는 IT에 종사하고 있다. 애인은 IOS 개발자이고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으며, 사이드 프로젝트를 즐겨한다. 나 또한 웹 개발 조금 하다 지금은 서비스 기획을 하고 있지만 크리스마스에도 코딩을?...

주변 지인들에게 '우리 크리스마스에 앱 만들어.'라고 말하니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라.


근데, 이거 곰곰이 생각해보니 꽤 괜찮은 아이디인걸? 아니 재밌는 프로젝트가 될 것 같았다. 완제품 앱 출시는 아니어도 prototype까지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왕 시작한 거 좀 제대로 해보자 싶어 아이템을 선정하고, 기본 기능 및 디자인을 준비하기로 했다.





아이템 선정

하루에 한 번은 누구나 사용하는 앱

서버, DB가 필요 없는 앱 (후보 : 알람, 날씨, 카메라) 


아이템 선정은 어렵지 않았다. 

하루에 한 번은 누구나 사용지만 간단하고 공수가 적은 것 들 중 선택했다. 

그래서 고른 것이 카메라 앱이다.

앱스토어의 Top Charts를 확인해보면 카메라 앱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침 구닥이 옛날 필름 카메라 감성으로 트렌드를 이끌고 있었고, 너도나도 카피캣 필터 카메라 앱을 앞다퉈 출시하기 바빴다. 우리도 마켓 타이밍에 맞춰 숟가락 얹어보기로 했다.

단! 한 가지 다른 게 있다면 우리는 강아지를 위한 카메라이다.

앱 이름도 지었다.  멍카(멍멍이의 카메라)


'개같이 벌어 개한테 다 쓴다'라는 말을 친구한테 들었다.
TV show, insta, facebook만 봐도 애완동물을 소재로 한 콘텐츠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가장 친한 고등학교 친구 모임에 다섯 명이 있는데, 그중 3명이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나도 작년까지 14년을 함께 보낸 반려견이 있었다. 애견은 나에겐 친숙한 주제였다.




기능 설계 및 디자인

마켓엔 필터 카메라 앱이 정말 많았다. 우리만의 특색을 갖추지 않는다면 레드오션에서 피만 흘리다 끝날 것이다. 주변 지인들에게 강아지를 촬영하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기능이 있으면 좋은지 탐구하고 기능을 정의했다.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아래 세 가지이다.


카메라 필터

촬영 시 셔터 사운드 (강아지가 좋아하는 소리)

강아지 detection


zeplin 화면,  이미지 우측을 보면 url이나 invite하여 공유할 수 있고  slack과 연동할 수 있다.

sketch로 디자인, 레이아웃을 잡고 zeplin으로 결과물을 공유했다.

나도 처음 디자인을 해보지만, sketch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 툴로 간단한 콘셉트를 완성시키기엔 

전공자가 아니어도 사용할 수 있었다. 단, 퀄리티는 보장 안되니 다른 디자인을 따라 하면서 감각을 키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D-Day 개발
우리의 2017 크리스마스

23일부터 개발을 시작하여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스터디 룸에서 보냈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앱을 완성하지 못했다. prototype은 어림도 없었다. 

카메라에 사용되는 Framework AVCapture, ImageFilter 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했고, 

습득하면서 앱을 만들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어쩌면 시간보단 준비가 부족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영부영 2017년은 지나갔다.





결론

생각한 시간 안에 멍카를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3월부터 다시 만들어나가고 있다. 

현재는 90% 정도 완성하여 4월 안에는 앱을 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직장을 다니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 다시 책상에 앉는 건,,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혹여 저녁을 먹다 TV에 재밌는 프로그램이 나온다면 식탁에서 엉덩이를 떼는 일이란, 후... 세상엔 유혹이 어찌나 많은지.

이 핑계 저 핑계, 약속, 야근 카드를 쓰며 2달은 그냥 지나갔고, 열정이 타오르기엔 기름이 부족했다.

다시 불을 지핀 건 앱스토어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필터 카메라들의 강세였다.

새로운 카메라 앱들이 많이 나오고 순위도 뒤바뀌었지만 카메라 앱은 압도적으로 상위권을 지키고 있었다. 

더 이상 지체할 수는 없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우선 출시하자!




https://youtu.be/q-aipKmNDEk

MeongCa project 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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