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부족해서다.
집회와 교회와 코로나와 그리고 사랑..
by Om asatoma Aug 19. 2020
심각해진 현재의 상황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겠지만
그들은 왜 집회에 참가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다.
그들은 왜, 집회에 참가했을까.
편향된 정치의식이나 비합리적 신념을 갖게 된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된 것일까.
생뚱맞게도 나는 사랑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사회에 사랑이 부족해서, 사랑이 말라버려서.
그 날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전후세대로 전쟁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들 세대가 느낄 두려움을 우리 사회는 보듬어주지 못했다. 그럴 여유가 없기도 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까지 신경을 쓸 수 있는 여유는 없었을 것이다.
대신, 상처를 헤집으면서 그 불안과 공포를 교묘하게 정치적 술수로 이용한 집단은 존재해왔다. 젊은 세대들은 이해할 수 없는 전후 세대의 사고방식을 조롱하고 비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대 간 갈등은 더 커져만 갔고, 그 틈을 종교와 저질스러운 정치가 메워갔다.
사랑이 있었다면, 전후세대의 아픔을 안아줄 수 있는 사랑이 있었다면, 가정 내에서라도 세대 간 겪어온 역사가 다른 것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랑이 있었다면, 조부모의 삶의 연륜과 손자의 패기가 적정한 지점에서 만나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젊은 세대들 중에서도 삶에 대한 희망이 없고, 인간에 대한 신뢰가 없고, 아무 곳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사회로부터 내쳐지기만 하는 것 같은 좌절과 절망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종교의 탈을 쓴, 역시 저질스러운 단체가 접근하여 그들을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이용해왔다.
사랑이 있었다면, 젊은이들이 사회로 발을 내딛기가 힘든 것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면, 복잡하게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삶의 지향에 대한 젊은이들의 고민에 대해 성실하게 답해주는 자세라도 보였다면, 그런 사랑이 있었다면 사회가 더 건강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상식적인 사고의 범위를 벗어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의무교육체제 이전의 세대들에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경제활동으로 인해 사고가 성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을 것이다. 반대로 지금 세대들은 교육의 기회는 열려있지만 삶과 생의 이면을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이것들이 모두 사회의 성격과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연일 일어나고 있지만, 사실 우리 사회의 수준이 이 정도인 것이다. 한 발 앞서 나가는 사람들이 잠시 멈춰 그들의 손을 잡아줘야 한다. 내가 속한 집단은 저 집단과 다르다고, 나는 저들과 다르다고 분명한 선을 그어온 결과가 이러하다. 개인은 결국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고, 내가 속한 작은 집단만 고결하다고 그 바깥을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된다. 함께 가야 함을, 배운다. 그리고 사회에 사랑이 넘쳐나기를..
(물론, 너무나 분명히 못 된 집단이 있고,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함은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