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水島에 이르는 길이 매립되어서
이제는 차로 들어갈 수 있다는데
수도水島 끄트머리 공영주차장이
차박 명소로 떠오른다는데
퇴근 무렵 검색어 진해 노을
네 글자로 찾아가게 된
그곳에는
한적하다 못해 스산함이 흐르고
아무렇게나 버려진 뒷산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띠가 둘러져있고
해변에는 바다에서 밀려온 잡동사니가
관리되지 않는 곳임을 그대로 드러내는데
멀리 해 넘어가는 하늘은 피를 토해내고
그를 붙잡지 못한 바다는 서러움을 쏟아내고
아래로 위로 기다린 듯이 통곡을 해대어도
그래도 들어주는 이 하나 없는 적막한 바닷가에
가만 서서 울음 섞는 여자 하나
멀리서 지켜보던 두 남자는
마주 보고 머뭇거리다
노을 찍는 모습을 보고는
사진 찍으러 왔나 보다 안도했으나
여자의 핸드폰 액정에는 사실
붉은 울음 가득한 제 얼굴이 들어 있었고
고깃배 하나 지나지 않는 바다에
작은 물결 일렁이더니
숨어있던 낮은 울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