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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해여자 Dec 27. 2020

수도水島마을

수도水島에 이르는 길이 매립되어서

제는 차로 들어갈 수 있다는데

수도水島 끄트머리 공영주차장이

차박 명소로 떠오른다는데

퇴근 무렵 검색어 진해 노을

네 글자로 찾아가게 된

그곳에는


한적하다 못해 스산함이 흐르

아무렇게나 버려진 뒷산에

관계자 외 출입금지 띠가 둘러져있고

해변에는 바다에서 밀려온 잡동사니가

관리되지 않는 곳임을 그대로 드러내는데


멀리 해 넘어가는 하늘은 피를 토해내고

그를 붙잡지 못한 바다는 서러움을 쏟아내고

아래로 위로 기다린 듯이 통곡을 해대


그래도 들어주는 이 하나 없는 적막한 바닷가에

가만 서서 울음 섞는 여자 하나

멀리서 지켜보던 두 남자는

마주 보머뭇거리다

노을 찍는 모습을 보고는

사진 찍으러 왔나 보다 안도했으나


여자의 핸드폰 액정에는 사실

붉은 울음 가득한 제 얼굴이 들어 있었고


고깃배 하나 지나지 않는 바다에

작은 물결 일렁이더니


숨어있던 낮은 울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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