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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해여자 Jul 21. 2022

어둠의 계곡

권순관, 어둠의 계곡, 2016. 디지털 C-프린트

웅크리기 좋은 곳

이름을 잊어갈 때쯤 환영과 같이 들려오는 곳

녹음은 마귀처럼 덮치고 한 줄기 빛도 허용되지 않는 곳

목숨이 죄악이 되고 생명의 불이 꺼져가는 곳

초록이 어떠한 희망도 되지 않는 곳

하루의 경계가 무의미해지는 곳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

고사목의 이끼처럼 겨우 겨우, 근근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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