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랑 돼지국밥 한 그릇 먹고 싶네
젓갈맛 깊은 양념장으로 충분해
이러저러한 반찬 없이
입술 쩍쩍 들러붙는 얼큰한
돼지국밥 한 그릇 하고 싶네
그이 만나 무엇 할 수 있겠나
빈 속 뜨겁게 채우는 국밥 든든히 먹고
행여 나란히 걷다 어깨라도 부딪히면 안기고 싶을 테니
앉은자리서 상 물리고
수육에 순대에 가게 손님 모두 떠날 때까지
소주잔 기울이다 입이라도 맞추고 싶어지면
알싸한 생마늘 쿡 찍어 와작와작 씹어서는
그 마음 싹 달아나게하고
생의 허기나 달래보게
이 겨울 가기 전에
그 남자캉 돼지국밥 한 그릇 하고 싶네
캉: ‘와’의 방언(경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