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차가운 소주와
뜨거운 키스의 계절
유서 깊은 상남동 똥광 노래방 건물 일층 벤치에
거리의 여자처럼 앉아
누가 뱉어 놓은 담배 연기 마시다 문득
그가 궁금해졌다
깊은 산속에서 가슴 치다 나오듯
어둔 밤 대형 화물차에 기대어 위로받듯
그저 말없이 기댈 수 있을 것 같은
어떤 종류의 반가움
절대 흔들릴 일 없는 무엇에 기대어
마음 놓고 울 곳 하나 더 생길 때의 반가움
그런 반가움
그러나
곧이어
텅 빈 밤거리로 그는 사라지고
그의 뒤로 숨고 싶은 마음을
서둘러 거둔다
그리고
그 남자,
안민터널 지나 진해로 들어서서 용원 녹산 방향으로 가다 상리마을 근처 만남의 광장에 주차되어 있는 대형 화물차 옆에 나란히 차를 세우고 넓고 단단한 가슴에 기대 울듯이 속을 풀고 올 때 보았던 끄떡없는 화물차 같은 남자라고 오늘밤의 마침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