某日
8시 진해에서 출발하여 의령으로
- 와이퍼 고무가 일정 부분 탈거된 채 빗길 운전
10시 꼭 참석해야 하는 자리
12시 의령에서 김해공항으로
14시 김해에서 김포로
15시 김포에서 인천으로
16시 30분 인천에서 목적지로
- 눈앞에서 호텔셔틀 놓쳐 30분 대기
- 1번 게이트에서 14번 게이트까지 높은 굽으로 왕복
某日로부터 2일 後
2시까지 면접준비, 야간 대설특보
4시 30분 기상
5시 호텔에서 인천공항으로
- 눈 내린 풍광이 신기해서 두리번
- 이런 경치를 처음 본다 하니 기사님이 외국에서 오셨냐며
- 남쪽에서 왔다고 함
- 공항버스 첫차시간이 예상보다 30분 늦음을 알게 됨
5시 30분 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 1 터미널로부터 공항철도까지 경보
- 폭설로 공항철도 지연
7시 비행기 탑승, 기체 제설
8시 김포에서 김해로
- 한 시간 지연 출발
9시 김해공항에서 김해 구시가로
- 이동 중에 부츠 굽이 빠져 손으로 밀어 넣음
- 10시까지 목적지 도착해야 하는데
- 초행길 차선 잘못 들어서서 낙동강 건너 부산 덕천까지 들어갔다 옴
- 15분 늦게 도착, 민폐
11시 국밥
12시 김해에서 창원으로
- 안과 결막낭종으로 뜻하지도 않게 안구에 바늘을..
1시 미술관
5시 창원에서 김해공항으로
6시 김해에서 진해로
6시 40분 아이들 학원 라이딩
이 같은 일정 속에서,
내가 왜 이렇게까지 무리한 일정을 하고 있냐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자문함.
과정 자체의 즐거움과
업무 관련 꿈이 있으나
바쁜 엄마를 둔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
불쑥 올라옴.
거듭된 시험과 면접의 일정들로
나는 이 순간을 즐긴다며 지내왔지만
문득 이 긴장감을 함께 느끼고 있을
엄마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 있지 못하고
함께 즐겨야 하는 순간에 마음으로 함께 하지 못하는
엄마를 둔 아이들에게 미안함이
불쑥 올라옴.
그리고,
이렇게 써놓고 보니
단 2일의 일정이
마치 내 삶의 모든 날들의 축소판 같음.
쉴 틈 없이, 빡빡하게, 애쓰며,
신체적인 정신적인 수고로움을 감당하며,
긴장 속에서, 홀로, 동분서주하며.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미 고3 때부터
하루하루 공부했던 과목/단원을 중심으로
위의 형태로 분단위로 하루의 일과를 매일 정리했다는 것
이미 고3 때부터
스스로에게 주는 여유 같은 것은 없었다는 것
수십 년 반복되는 패턴이라면 앞으로도 바뀔 일이 없어 보인다는 것
그러나 알아차린 것이 있으므로 의식적으로 바꿀 수 있겠지만
또 그러나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
쉴 틈이 있으면 무너질 것이라는 두려움
이미 휠에서 타이어는 이탈되었지만
바퀴가 빠져나가지 않게 계속 돌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