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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8: 세 걸음

봄 밤 길

by Om asatoma

어쩌면

차라리

세 걸음쯤이 맞겠다

손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거리

표정 숨기지 않아 웃음이 새어도

보이지 않는 거리

참지 못하고 콧노래 흥얼거려도

들리지 않는 거리

힘겨워 한숨 쉬어도

작은 탄식의 소리도

알아차리기 힘든 거리

나란히 붙어 속도 맞추기보다

이쪽이 한참 빠르다가

또 저쪽이 한참 늦더라도

그냥 그렇구나 적당히 맞추어지는 거리

같은 極끼리 서로 밀어내는 자석의 힘처럼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둘이서는 힘겨루기를 느낄 수 있는 거리

혼자 오해하다가 말다가 하기 딱 좋은 거리

視野에 들기는 하지만 집중하게 되지는 않는 거리

그러다

어쩌다

이쪽도

저쪽도

同時에 손 내밀게 되더라도

맞잡을 수는 없는 거리

結局

體溫

느낄 수는 없는 距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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