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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해여자 Apr 02. 2024

하동 2: 마창대교

야간 조명 웅장한 마창대교 아래

밤바다에 비친 불빛 보며 키스하는 것은 좋(겠)지만

운전해서 대교 위를 건너는 것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밤이라면

더더욱이 내가 할 수 없는 일의 범주에 드는데

그럼에도 한 번 두 번 습해보아야

이 길을 자주 오가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며

호흡 조절해 가며 눈은 옆으로 돌리지 않고

겁 없이 대교 위로 내 차를 올려 보았는데

어느 구간 가속 폐달을 밟지 않아도 가속이 되는 듯하고

의지와 다르게 핸들이 움직이고

눈에 보이는 것 없는 밤이라지만 겁이 겁이 나서


당신이 이쪽으로 넘어와주면 좋겠다

나는 넘어가면 돌아가지 않을지도 모르니

그러니 당신이 이쪽으로 넘어와

잠시만 머물다

다시 그쪽으로 넘어가면 좋겠다

당신이 넘어와주라

모른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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