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Om asatoma
Jun 16. 2024
1.
율하천 카페거리 둥글게 선 가로수 길가에 주차를 하려다
운이 좋아 한 자리 찾았는데 앞 뒤로 값비싼 차들이 있어
좁은 공간 굽은 길 평행주차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는데
혼자 있었으면 다른 자리 찾아 나섰겠지만
뒷좌석에 모신 선생님 불편하지 않게
이를 악물고 숨 멈추고 최선을 다해 주차하고 보니
혼자여서는 하지 못했을 주차 공간이라
선생님 계셔 할 수 있었다 말씀드렸더니
남들은 누가 보면 더 못한다 하던데
너는 어째 내가 있는데도 해내었나 하시길래
믿고 지켜봐 주시니 힘이나 할 수 있었다 말씀드렸다.
2.
자리에 앉으시자 쟈켓 안쪽 주머니에서 구깃구깃 접어진 신문지 한 장 펼쳐 보이시며
니 여기 한 번 내 봐라 하시는 말씀에 바깥세상 허락받은 것 같이 기쁘다가
빨리 되어도 좋은 것 아니라고 언제나 하시는 말씀 덧붙이셨지만
애정과 애정과 애정이라고 마음대로 생각했다.
신문지가 구겨져있지만 않았어도 한 번만 애정이라 썼을 텐데
구겨져 있어서 세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