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병이 아닐까
그곳에 네가 있길 바랬어
너를 보내고 돌아섰지만
먼저 도착한 네가
집 앞에 있기를 바랐어
아무나,
아무나,
그냥 손만 잡아줘도 좋겠다 싶은
마냥 지친 하루의 끝에
자꾸만 몸이 네게로 기울어
닿지 않고
기울기만 해도
그래도 좋더라
한참의 공간이 있어야만 하는
그쪽으로 기울기만 하여도 눈물겹고
이렇게 가만
가만 있고싶다 싶을만큼
좋더라
그래 본 적도 없으면서
앞으로도 그럴 수 없을거면서
손만 잡아줘도 좋겠다 좋겠다 가득 차있어서
함께 있다가는 정말 그럴 것 같아서
모르는 척 네 걸음 방향만 보고
나는 집으로 오는데
그 밤 네가 있던 자리에 한 참 눈길이 멈추고
너를 바라는 내 마음 알아차리곤
이쯤 되면 병인가 했다
닿지 않게 기울기만 하는 건 허락해줄래
이상하게 몸이 막 가서 자꾸만 붙고 싶지만
닿지 않을게
닿지 않을 만큼의 거리에 있을게
그쪽으로 기울기만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