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밤
숨을 수 없게
벌컥 너를 쏟고
마구 흔들어서는
찰랑대는 네게
아릿한 향 피어오를 때
호흡 다듬어 조심스럽게
입, 맞추다
구석구석 깃들어서는
금세 빠져나가지 못하는 네가 기특해
다시 한번 혀를 굴려준다
나와 함께 이 밤을 보내겠니
나는 준비가 되어있는데 너는 어떠니
와인잔 다리에 손가락을 걸고
울어대는 냉장고 문에 기대
너를 탐하는 사이사이
너는 내 몸을 탐하는구나
차가운 유리잔에 젖가슴 내어주고
이 밤
서로 살을 붙이고 있을 모든 것들에
질투가 나지 않을 쯤이 되면
머리가 조금 둔해지고
과거의 키스를 떠올릴 쯤이 되면
얌전히 잠자리에 들어
눈물이 새는 것은 모른 척하고
그를 불러온다
차가운 빈 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