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의 시 '그 여자의 울음은 내 귀를 지나서도 변함없이...' 중에서
천양희와 천경자가 헷갈리긴 하지만
그 여자가 그 여자가 아닐 수도 있지만
오직 시인만이 사랑을 완성한다
그들의 사랑이 생을 지나고 흔적조차 지워졌더라도 그 색이 바래고 바래었더라도
한 줄의 시구에 그 여자라는 단어만 나와도
어느 여자 이름 떠올리게 되므로
영원으로 남고 싶다면 시인과 사랑할 일이다
그들과 전혀 상관없는 한 여자가 혼자 있을 때 울면서도 그 문장을 떠올리고
영원으로 남은 그 시인과 그 여자 사이를 질투하다가
울음을 그치기도 하므로
영원히 사랑받고 싶다면 시인은 사랑을 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