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review

이왈종, 아름다운 메이필드

by Om asatoma


이왈종의 작품에 대한 내 생각은
작년 제주여행 기록을 남길 때 조금 남겨두었다.


호텔 로비에 크게 걸린 이 작품이
그의 작품 대부분이 그러하듯 밝고 화사한 색감과 동화적인 구성으로 인해서 호텔의 이미지를 밝게 만드는 듯했다.
사이즈도 호텔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울 정도이고,
그림 속의 호텔 모양을 보았을 때, 호텔 측에서 제안하여 특별히 제작된 그림으로 보인다.

그림이 언제나 진실할 필요도 없고, 무언가를 꼭 담아내야만 하는 어떤 메시지가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작가의 철학이 나와 다를 수도 있는데, 저렇게 예쁜 화풍을 구사하는 그의 그림들은 왜 언제나 나는 공감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 역시도 그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일 것이다.

생존의 문제와는 전연 관련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사회가, 삶이 저런 색감으로 보일까? 아니면 내가 경험하 적 없는, 느껴본 적 없는 생의 색감이라 그러할까?

참으로 신기한 것이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예쁘장한 호텔에 정감이 생기지 않는 것이 마치 저 그림 때문인 것 같다. 호텔에는 예쁜 정원이 있고, 또 예쁜 산책로가 있는데, 공기가 정말 좋지 않다. 매연으로 가득하다. 아마도 공항 옆이기 때문일 것 같은데, 김성윤 작가의 작품에서 꽃향기가 제거된 것처럼, 예쁜 정원은 있지만 매연으로 가득한 정원일 뿐이라는 점, 저 작품의 제목은 참으로 노골적으로 '아름다운 ****'라는데, 직원들도 참 친절한데, 그러나 어딘가 마음이 불편한 것은 김성윤작가의 작품 때문일까, 이왈종의 작품 때문일까, 2박 투숙하는 객실이 정원뷰가 아니라 호텔로비 지붕과 길 건너 골프연습장의 초록색 그물만 보이는 전망이라서 그럴까. 가장 마지막의 이유라고 하자, 두 작가를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작가를 탓할 것이라 아니라

나에게 결여된 무엇,

무엇에 대한 반문을 남긴다.


좀 가벼울 수는 없는가.

파스텔톤의 세상을 바라볼 수는 없는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추석, 어느 호텔 로비에 비치된 책 [Tre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