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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해여자 Feb 14. 2020

서울 여행기

이른 아침

광화문 스타벅스 2층에 앉아 있어도

진해여자가 서울사람이 될 수는 없었다

서울에 집도 없니와

혼자 있음으로 인한 불안이

나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무리에 쓸려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리 고단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 익숙한 편안함이 보였다


그들이 서울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나 아닌 누군가 존재하고 있음을

언제든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고 생각했다

굳이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멀지 않은 곳에 누군가 있다는 것이 주는 위안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가고파 국화축제에

사람들 국화를 보러 가는 것 아니다

몰려는 인파를 보며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 수 있기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고 그 안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그제, 비가 오긴 했지만

이십여분 거리의 동네책방에 가는 동안

길가에 우산을 쓰고 이동 중인 사람을

단 한 명 볼 수 없

그러나 나는 불안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이십 분 이동하는 동안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면

아마도 불안을 넘어 공포를 느끼고야 말겠지


나에게는 이 곳, 브런치가 서울이고 축제의 장이다

사람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곳,

차 한잔을 사이에 두지 않아도

그들의 이야기 들을 수 있는 곳


진짜의 체온이 그립다 그립다 온통 립다 만 쓰고 있지만

함께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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