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아니 2000년 초중반까지(?)만 해도 4년제 대학의 중문과 교수들은 대부분 중국의 대학이 아닌 대만의 대학에서 유학을 갔다 온 사람들이었다. 지금이야 중국 여행이던 중국 유학이 쉽지만 그 당시에 중공(中共)이라고 불렀던 중국과의 왕래는 불가능했다.
우리는 대만이라고 부르는 중화민국(中華民國)은 사실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을 도와 전쟁에서 이긴 승전국이다. 2차 세계대전 후중화민국(中華民國)의 장개석(蔣介石)을 지지하고 그와 협력하려고 했던 미국도 예상치 못한 중국의 공산화와 한국 전쟁 때문에 대만의 장개석(蔣介石) 대신 아시아의 파트너로 일본을 택했지만 그래도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기 전까지 대만을 중국을 대표하는 정부로 인정했고 UN 상임 이사국으로까지 인정했다.
1971년 10월 25일 유엔총회 중국 대표권 표결 직후의 대만과 중국 대표단 모습 (출처 한국일보)
하지만 미국은 냉전(Cold War) 시대에 적대관계였던 소련(Soviet Union)을 견제하기 위해 당시 소련(Soviet Union)과 껄끄러운 관계였던 중공과 전략적으로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1979년 중국과 수교 후 대만과는 단교를 하였다.
중국의 저우언라이 총리(왼쪽)가 미국의 키신저 대통령 특별보좌관에게 베이징 오리구이 요리를 젓가락으로 집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도저히 패배할 수 없는 중국 공산당과의 전쟁에서 참패를 하고 장개석(蔣介石)은 중국 본토를 떠나 작은 섬나라 대만에 자리 잡은 후 대한민국과 대만 두 나라는 반공을 국시로 삼으며 40여 년간 형제 못지않은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1992년 대한민국과 중국이 수교를 하면서 대한민국은 대만과 단교를 선언했었는데 그 당시 대만열도의 대만인들은 한국인들을 배신자라고 극도로 혐오하였던 시절이 있었다.
중국은 왜 대만에?
해외에서 만나는 대만인에게 where are you from?이라고 물어보면 I am from Taiwan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젊은 20대들은 특히 더 Taiwan이라고 강하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중국 본토의 2~30대 그리고 더 나이가 든 중장년세대들은 당연히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그들에게는 굴욕적인 지난 100년간의 역사에서 분리되고 빼앗겼던 신장, 위구르자치구역(新疆维吾尔自治区)이나 홍콩, 마카오는 다시 찾아왔지만 유일하게 대만은 아직 정식으로 중국영토로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정부가 바라보는 대만에 대한 시각은 다시 가져와야 할 그런 느낌인 것 같다.
그럼 미국은 왜 대만에??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AI (Artificial Intelligence)가 이제 일상생활에 잘 자리 잡고 있은 지 오래이다..
오늘날 우리가 잘 아는 구글, 아마존, 애플 및 글로벌 유수기업들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하이닉스가 만드는 반도체도 사용하지만 대부분의 프로젝트에는 그들만의 Customized로 설계된 반도체를 공급받기를 원한다. 그런 면에서는 해당분야에서 ASMR 장비를 통해 여러 다양한 실험 및 노하우와 숙련된 엔지니어가 확보된 대만의 TSMC가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보다는 글로벌 IT기업의 입맛에는 딱 맞을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은 이미 중국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해 TSMC에 화웨이에게는 설계된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하게 막아놓았기 때문에 중국 화웨이는 신규 핸드폰 사업은 거의 포기해야 할 입장에 놓여있게 되었다. 조금 더 들어가서 보면 미국 입장에서는 대만이 중국으로 넘어가서 TSMC가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면 미국 반도체 회사 및 미국이 강점으로 있는 AI 및 여러 산업들이 위협받고 군사적으로는 대만 해협에 중국 항공모함이라도 배치해 놓는다면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의 요충지인 일본 및 대한민국까지 바로 뚫리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관찰하며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될 수밖에 없는 국제 관계의 냉엄한 현실을 다시 느낀다. 모든 인간관계가 남녀 연예 관계와 비슷하듯 국제 관계에서도 내가 무엇인가를 줄 수 있어야 상대적으로 대우받고 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반인인 나도 실력을 잘 쌓아나가면서 다른 타인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