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못해
3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움직였다.
평일엔 학원에 약속에 공연에
또 주말엔 앙금에 약속에 모임에
한 보름이 지난 4월부터 조금씩 삐그덕거렸다.
많은 생각과 감정에 지치기도 했지만
몸도 지쳐버렸다고나 할까.
사실 지난 금요일의 위경련이 정점을 찍어버렸다.
하늘이 하얗게 변하는걸 느끼며
꾸역꾸역 집에 겨우 기어들어가선
좀 쉬었다 다시 주말 약속으로 속을 괴롭혔다.
아마도 그 때문에 데미지가 더 컸지 않나 싶다.
한번 화난 위는 쉽게 진정하질 못했고
약과 침으로 진정되는가 했더니
회사의 객기 아닌 객기로
월요일 다시 재발했다.
다시 약과 침으로 사그러 들었다 다시
오늘 미세먼지로 재채기에 콧물까지
더더욱 쌓여만 간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방전되어 있는 내 몸뚱아리
기계가 뜨끈뜨끈 열이 나면 쉬게 해야 하는 것도
내가 쉬어야 하는 것도
이게 다 티가 나나보다.
어떻게 숨길 순 없다보다.
나만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어떻게든 다 알게 되나보다.
여유가 없다 보니
잘 보이던 행복의 싹도 보이지 않고
잠을 자도 피곤하다는 느낌만.
이번 주까진 스케줄대로 움직여야 하니 어쩔 수 없고
담주 주말부터는 하루라도 좀 쉬어보자.
(라고 적어는 보지만 또 어떻게 될지는...)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그냥 집에서 뒹굴뒹굴 그렇게 보내보자.
내 인생이라는 영화에서
다음 장면을 넘어가기 위한 짧은 검은 화면
그게 필요한 순간이다.
내일을 위해 꼭 필요한 노을 같은 지금
까만 밤 기분 좋게 잠들어
행복한 기분으로 눈뜨길
간절히 바라고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