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인 것 같은 오늘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매일 11시 50분만 되면 하게 되는 통과의례와 같은 고민.
창원공장에서 근무할 땐
매일 식당에서 영양사님이 짜 놓은 식단에
내가 먹을 만큼만 떠서 그렇게 고민 없이
맛을 음미하며 먹었는데
서울에 근무하고 나서는
매일이 고민.
그러다 보니 예전엔
식당 메뉴 순서대로 먹기도 하고
누구 한 명을 속으로 지목해서
그 사람이 먹는 거 따라먹기도 하고
제일 많이 주문하는 거에 더하기도 했는데
이젠 그것마저도 힘든 선택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그냥 같은 사무실의 직원이
가자는 식당에 앉아
그냥 늘 먹던 걸 시키는 점심이 반복된다.
하루에 딱 한번 햇살과 함께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점심 식사.
그 식사를 위해
오늘 난 쟁반짜장과 탕수육을 시켰다.
(사실 그냥 짜장 시키려고 했는데 이 집의 쟁반짜장은 고추도 들어가고 살짝 매콤하니 괜찮다)
뭔가 특별한 날에 먹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의 탕수육!!
기분 좋은 오늘 점심을 위해
앉을 테이블이 없어 몇 분 기다리는 것도 참는다.
그리고 나온 탕수육에 고기 누린내가 나는 것도 살짝 참는다.
쟁반짜장의 살짝 매운맛이 없는 것도 참는다.
근데 적다 보니 이게 행복인가 싶기도.
행복하려고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그 만족도는 높지 않네.
그래도 오늘 점심 든든히 잘 먹은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