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한 늘보 Mar 25. 2016

기분 좋은 박스

택배는 언제나 옳다

"여기에다 사인해주세요"


그렇게 몇 번의 클릭과 싸인으로

내 품에 안긴 하얀 박스.


늘 받는 박스지만

특별히 기분 좋은 건

아마도 내일 있을 캠핑 때문이 아닐까 한다.


거금을 주고서 예약한 자연휴양림에서

추운 밤을 따뜻하고 배부르게 녹여줄

캔 가리비.

제철이라는 가리비를

별 준비 없이 이렇게 클릭 몇 번으로

먹을 수 있는 이 세상.

그저 고맙고 고맙고 고마울 뿐.


가게나 상점에서 사게 되는 것보다

인터넷으로 사게 되는 것이 많아진 요즘.


두둑한 월급봉투 가슴팍이 찔러 넣고

거하게 취해서 한 손에 통닭 들고

집에 들어오시는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이제오나 저제오나 오매불망 기다리다

띵동 소리와 함께 후다닥 달려 나가

받아오는 그 순간.

냉큼 받아 들고선

크리스마스 선물인양 박스를 주욱 뜯는 그 순간


이 순간.

행복하다.


물론 내일도 행복할 거야.


매거진의 이전글 새콤달콤 탕수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