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한 늘보 Mar 29. 2016

반가워요!!

나를 데려가줘요

- 오늘 완전 블루데이야.

- 블루데이가 무슨 말이야?

- 멍든 것처럼 그냥 우울하다는 말이야. 블루블루해

- 그럼 나도 오늘은 살짝 블루데이.

- 버스 6번도 가고 16번도 왔는데 내 버스는 안와.

- ...

- 그래서 더 블루해.

- 어플봐봐. 곧 오겠지.

- 하아. 버스도 안오고 블루블루하네.

- 곧 올꺼야.

- 하아. 언제오나. 하아. 아!!!!!!온다!!!!!


그 순간 난 빛나는 후광을 달고서 행복 가득 실고 오는 마을버스를 보았다.

꼭 고3때 미술학원 앞에 기다리고 있던 아빠 차를 타는 그런 느낌으로 버스에 올랐다.

오늘 하루 중 가장 기분 좋은 소리로 크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기사님도 백밀러로 살짝 눈도 마주쳐주시고

또 자리도 있어 기분 좋게 앉았다.


버스를 보는 순간 생각나는 건

집 내방

어제 사온 딸기 한박스. 기분 좋은 꿈.

주말 내 뽀송뽀송 마른 이불.

깔끔히 정리된 침대


오늘 하루 나를 힘들게 했던 일. 공부가 아닌

편히 쉴 수 있은 내 침대만이 기분좋게 떠올랐다.

그 순간 내가 느낀 감정은 행복 그 자체.

오늘 하루 모든 묵은 감정들을 훅훅 날려버릴만한 초강력 행복이다.


나를 집으로 내가 편히 쉴 수 있는 그 방으로

데려다주는 마을버스.

완전 사랑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베리베리해지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