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이예지 양
엄마는 너와 함께 먹겠다며 된장찌개 일인분을 시켰다. 아빠는 비빔냉면과 만두 한 접시를 시켰다. 엄마는 된장찌개에 집중하지 못하고 끈적한 눈길을 한참 냉면에 보내더니 결국 한 젓가락 가져갔다. 젓가락을 내밀기 전 '한 입만'이라고 예고하는 것은 식탁 위 평화를 지키는 장치다. 사랑은 상대가 원하는 것보다 조금 더 주는 것으로 실현되기에 엄마에게 한 입 더 권했다. 접시를 내밀며 흐뭇해하는 엄마 표정 봤니?
"아빠는 엄마만 사랑해?"
아빠 입으로 향하던 냉면을 틀어 가까스로 네 그릇에 덜었다. 마치 네가 말하기 전부터 주려고 했던 것처럼 어색하지 않은 동작 연결에 각별하게 신경 썼다. 부지런히 오물거리는 네 입을 보며 두 가지 정보를 얻었다. 엄마와 너는 이제 뭐든 하나 시켜서 나눠먹을 시기는 지났구나. 또 네가 사랑은 물질로 증명해야 한다는 명제에 본능적으로 다가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