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열 살 이예지 양

by 이승환

어버이날을 맞아 엄마·아빠에게 보낸 편지에 '항상 도와줘서 고맙다'는 대목에서 눈길이 멈췄다. 일단 엄마와 묶어 줘서 고마웠다. 마음과 달리 엄마만큼 너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안다. 별개로 '그만큼 제가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는 대목은 목에 걸려 빠지지 않는 가시 같았다.


"여행 가면 짐도 들고, 엄마·아빠 도와주기도 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고, 이제 예지는 도움을 주고받는 중요한 전력이야."


배시시 웃는 네 얼굴에서 더하고 뺄 것 없이 적확한 아빠 대응 효과를 확인했다.


"예지, 너는 존재 자체가 행복이고 큰 도움이야. 예지가 없었다면 엄마와 아빠는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을까. 그만한 도움이 어디 있어?"


활짝 웃는 네 얼굴에서 재고 말고 할 것 없이 엄마가 이겼다는 것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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