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이예지 양
아빠가 만든 음식이 너무 맛있다는 말을 깊이 새겨놓았다가 엄마에게 전했다. 반응이 영 심드렁하더구나.
"내 음식 솜씨는 최고라던데."
그래서? 아빠가 엄마 솜씨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소박한 자부심 한 번 세워보겠다는데 기둥뿌리부터 뽑는 심보를 모르겠다.
"며칠 전에 외할머니가 모처럼 집에 와서 밥을 차려 주니 예지가 뭐라 했는 줄 알아?"
알게 뭐냐는 하찮은 도발을 시도하려다 꾹 참고 되물었다.
"뭐라 했는데?"
"할머니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 입맛이 돈다고 했다던데."
수줍음 많지만 사람을 참 잘 부려먹는 아이에게서 얼핏 최고경영자 자질이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