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이예지 양
아침에 유난히 분주한 너를 보며 상황부터 확인했다. 휴대폰이 보이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는데 최근 들어 이렇게 좌절한 적이 있었나 싶어 안쓰러웠다. 네 번호를 반복해서 눌렀지만 고대했던 벨소리 대신 고약한 고요만 집안에 가득했다. 좀처럼 휴대폰과 마지막 순간을 기억해내지 못하던 너는 어제 학원에서 집에 올 때 분명히 갖고 있었다는 증언만 반복했다.
"폰 집에 들고 온 것은 어떻게 기억이 나?"
"분명히 들고 왔어."
절실한 사람을 꽤 만나본 아빠는 네 얼굴에서 흔들리지 않는 진심을 봤다. 이제 슬슬 능력을 발휘해 볼까.
"잘 생각해 봐. 너는 분명히 가방을 메고 있었을 거야. 왼손은 손가락을 다쳐 깁스를 했으니 휴대폰은 분명히 오른손에 들었겠지. 그러면 집에 들어올 때 어떻게 들어왔을까. 현관 비밀번호 누를 손이 없는데?"
잠시 눈동자가 흔들리던 너는 현관 쪽으로 냅다 뛰었다. 문을 열자 복도 창틀에는 무심한 주인 덕에 외박할 수밖에 없었던 휴대폰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휴대폰을 집어 들며 아빠를 향해 보내는 밝은 미소와 존경 가득한 눈빛은 기억해 두마. 아빠 회사에는 이런 말이 있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얻는다."
멋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