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이예지 양
반 대항 피구 대회가 한창이라고 들었다. 첫날 경기 장면을 어찌나 생생하게 묘사했는지 엄마에게 전해 들었는데도 동영상을 보는 듯했다.
"오늘 1반 애들 진짜 못했어."
승리에 도취한 나머지 핀잔까지 곁들이는 낯선 모습에 고개를 돌려 웃었다. 그런데 이튿날부터 피구 얘기를 일절 하지 않는구나. 결과는 이미 예측했고 승패보다 생생한 현장이 궁금했던 엄마가 넌지시 물었다. 너는 느닷없이 낯선 피구 규칙부터 늘어놓더니 심판 선생님 얘기만 했다. 억울한 장면에서 맞장구치며 한참 얘기를 들었지만 너는 기어이 경기 결과만큼은 생략했다.
그나저나 엄마와 아빠는 20세기 국민학생이고 너는 21세기 초등학생인데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