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이예지 양
밥 먹자고 몇 번이나 불렀는데도 태블릿을 놓지 않는 네가 괘씸했다. 태블릿 속 세상도 중요하지만 밥을 먹을 수 있을 때 먹는 게 훨씬 중요한 세상도 있다. 그런 세상을 가르치는 것은 아빠 몫이다. 조금만 더 버티면 엄해질 그 한계선 직전까지 최대한 온화한 목소리로 너를 불렀다. 태블릿을 손 닿는 곳에 놓은 너는 마지못해 식탁 앞에 앉았다.
"다 먹었어요."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운 너는 빈 그릇을 내밀었다. 식탁으로 인도하기까지 실랑이와 수고는 결과적으로 하찮아졌다. 과정이야 어떻든 딸이 뭔가 성취했을 때 칭찬하는 것도 아빠 몫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는 '흠칫 놀라며' 같은 지문을 소화해 낼 줄도 알아야 한다.
(흠칫 놀라며) "진짜 대단하네. 일곱 살 언니 같네."
그냥 언니 같다고 칭찬하면 체감하기 어려웠을 테다. 그게 뭐 대단한 것인가 했겠지. 여덟 살 언니 같다고 했으면 또 과장처럼 여길 듯하여 한 살만 올리는 미세 조정을 봤니? 아빠 배역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