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

일곱 살 이예지 양

by 이승환

TV 예능보다 예능을 보는 너를 보는 게 더 재밌다. 무엇보다 웃어야 할 순간에 맞춰 웃을 줄 아는 게 좋다. 공감이 제아무리 어렵다 어렵다 해도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


고정 출연자들이 고등학생들과 짝을 맞춰 단체여행을 떠나는 내용이었는데 저녁에 하는 게임이 흥미로웠다. 학생이 짝에게 몸짓으로만 요리를 설명하면 짝이 그 요리를 짐작해 조리해서 갖고 오는 게 규칙이다. 제대로 맞혀도, 터무니없이 어긋나도 재밌더라.


"예지, 먹고 싶은 거 몸으로 설명해 봐."


시켰지만 별 기대는 없었다. 어떤 조건을 걸어도 내키지 않으면 결코 하지 않는 게 네 성격이다. 엄마·아빠는 일찌감치 그 선을 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슬며시 일어선 너는 손가락 두 개를 입 근처에서 왔다 갔다 하더니 입에 손부채질까지 했다. 이 정도면 충분한지 의심하는 표정과 이래도 모르겠는지를 하소연하는 표정이 한 얼굴에 담기는 게 무척 신기했다. 보기 드문 열연이었으며 충분했고 이제 아빠 차례다.


냄비에 물을 붓고 불을 올렸다. 찬장에 있던 라면을 꺼내 포장지를 뜯어놓고 대기했다. 부엌을 빼꼼 들여다보는 네 표정에서 이미 정답을 확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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