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이예지 양
추리력이었나? 엄마는 기특한 재능이 많은 딸에게 상대적으로 그런 쪽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까지 통찰하는 능력이 살면서 쏠쏠하게 도움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아빠는 일단 보이는 것이라도 잘 보자는 쪽이다. 제대로 볼 줄 알게 되면 보이지 않던 것도 조금씩 보이더라.
어쨌든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아이에게 유별난 학습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게 엄마 장점이다. 대부분 아이들이 누리지 못하는 특혜이기도 하다. 점심을 준비하던 엄마는 갑자기 너에게 어떤 상황을 한참 설명하다가 물었다.
"예지 생각에 다음에는 어떻게 될 것 같아?"
그 과정이 어찌나 교묘하던지 아빠가 덜컥 대답할 뻔했다. 네 추리력을 끌어내겠다는 엄마 의지가 엿보였기에 감히 끼어들 수는 없었고 속으로 너를 응원했다. 신통방통한 추리력으로 엄마를 한 방 먹여다오.
"엄마는?"
잠시 생각하던 네가 그냥 되묻자 추리는 이제 엄마 몫이 됐다. 이게 맞나 싶었지만 딱히 나쁘지 않은, 따지고 보면 꽤 훌륭한 대응이었다. 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교육이 어려운 이유다. 결과적으로 엄마가 한 방 먹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