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5킬로미터를 목표로 삼았을 때, 나는 그 거리가 그렇게 멀게 느껴질 줄 몰랐다.
‘호수 한 바퀴, 그 정도야 금방 뛸 수 있겠지.’ 처음 러닝화를 신고 나선 날, 마음속에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가득했다.하지만 불과 1킬로미터도 채 되지 않아, 나는 벽에 부딪혔다. 숨은 목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무거웠다.
‘내 몸이 이렇게 무너져 있었구나’
그날 나는 처음으로 내 몸을 정직하게 마주했다. 그래서 시작했다. 작고 느린 루틴을.
처음에는 뛰지 않았다. 그냥 걸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걷다가 뛰고, 다시 걷기를 반복했다. 거리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늘도 나왔다’는 사실 하나가 내게는 가장 큰 훈련이었다.
러닝복을 입고, 신발 끈을 묶고, 집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나는 내 삶에 작은 습관 하나를 심고 있었다. 습관은 하루 만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매일 그 길을 나서면서, 나는 ‘지속’이라는 말의 무게를 배워갔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 나는 드디어 5킬로미터를 완주했다.
그날은 특별하지 않았다. 날씨는 흐렸고, 음악도 없었고, 누구도 내 곁에 없었다.
그런데도 그 완주는 내 인생에서 가장 선명한 장면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숨은 여전히 찼지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넘겼다는 자각이 내 안에 깊게 박혔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달리는 동안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를 들었고, 호수 위에 머물던 안개가 걷히는 모습을 보았다. 매일 지나던 길이었지만, 그날만큼은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숨이 덜 차오르자 세상이 내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러닝이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일이 아니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속도를 바꾸는 일이었다.
5K를 완주했다는 건, 단지 거리를 채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나는 그 길 위에서 내가 만든 목표를 지켜냈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도 배웠다. 그 깨달음이 러닝을 계속하게 만들었고, 나는 그때부터 러닝을 내 삶 속에 깊이 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