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해외 MBA, 나도 할 수 있다
지멧(GMAT)은 사람을 참- 겸손하게 만드는 시험이다. 안 그래도 문과 출신이라 Math도 점수가 빨리 나오지 않아 답답해 죽겠는데, Verbal은 더 난장판이었다.
몇 달이 지나도록 모의고사에서 반타작을 못했으니 말이다. 과연 내가 실전에서 1 문제당 1.5분 만에 풀 수 있는 날이 올까? 등에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곤 했다.
GMAT 시험 출제기관인 GMAC에서 매년 OG (Official Guide)를 출간하고 있다. 여기에는 실제 기출문제 위주로 1,500개의 문제가 수록되어 있는데, 온라인 모의고사형으로 IR 58개 문제까지 풀어 볼 수 있다. 가격은 약 6-8만 원 사이인 것 같다.
과거에는 OG를 3-4회 정독해서 GMAT 고득점이 나왔다는 사람이 참 많았다. 정확하게는 그런 후기들이 많았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OG를 구입해서 퇴근 후 커피숍에 앉아서 찬찬히 문제를 풀어 봤더랬다. 뒤에 해설까지 모두 나와있으므로 그작저작 대충은 알아들으려니 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OG가 친절한 가이드북이 아니었다. OG의 짧은 해설만 읽고서는 그게 왜 정답인지 100% 이해가 되질 않았다.
학부에서 영어 전공했던 나의 영어 상식을 Challenge 하는 문제들이 너무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구글에서 영어로 문제를 검색해 보니,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한 문제 당 서로 다른 해석의 답글이 수십 개씩 달려있었다.
... 그렇게, 독학에 대한 마음을 얼른 접고 바로 다음 달에 학원으로 들어갔다.
일단 GMAT이라는 시험 자체가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던 TOEIC, TOEFL 문제와도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문제 접근법에 대해서 배울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학원으로 가면 OG에서 필요한 문제만 쏙쏙 골라서 아주 디테일하고 명확하게 설명해 준다. 추가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쉬는 시간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도 있다. 지멧공부 첫 3개월 만큼은 학원에서 공부하기를 추천한다.
GMAT에서는 '동의어 찾기', '빈칸의 단어 맞추기' 같은 문제는 없다. 그래서 TOEFL 또는 GRE보다는 Voca의 중요성이 조금 떨어져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GMAT에서 Voca는 약간 기본적인 개념이다. 특정 단어의 뜻을 아예 모르고 있거나, 그 뜻을 명확하게 알고 있지 않으면 오답을 가려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회사를 병행하면서 GMAT을 공부하고 있다면, 분명 따로 Voca를 외울 시간을 없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 퇴근 후 GMAT 공부를 위해 책상에 앉는 시간이 빠르면 8시, 늦으면 11시 정도였다. 하루에 GMAT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최대 2~4시간 밖에 되지를 않는데 도저히 그 시간 중에 Voca 시간을 따로 할애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지하철 출퇴근 시간을 최대한 활용을 했다. '네이버 사전' 앱에는 '단어장' 기능이 있는데, 내가 찾은 단어들을 그룹핑해서 각각의 폴더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에 귀에 이어폰 꽂고 한 폴더씩 복습해 가면서 이어 듣기를 하는 것이다. 발음만 들을 수도 있고, 예문까지 같이 들을 수도 있다.
한 폴더 당 약 100개 정도의 단어만 저장해 두는 것이 적당하다. 한 번 사이클을 돌리는데 그 이상이 넘어가면 굉장히 지루해진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500개씩 저장했더니 그 폴더에는 나도 모르게 손이 가지를 않더라.. (한번 플레이를 하면 너무나 방대한 양에 결국 내가 지쳐서)
아래는 내가 만들었던 단어장인데, 지금 보니 각 폴더 별로 낯 뜨거운 말도 엄청 써 놨다..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으면 ㅠ_ㅜ
평소에 GMAT 단어 외울 때 일부러 영어 발음 이어 듣기를 하면서 핸드폰 화면을 같이 봤다. 귀와 눈이 같이 외워 두면 GMAT뿐만 아니라 TOEFL에도 같이 활용할 수 있으므로.
그러다가 지하철 내려서 회사까지 걸어가는 깨알 같은 시간에는 핸드폰 주머니에 넣고 조용히 단어 발음 듣기만! 참.. 회사 몰래 공부하기 어렵다...
학원을 다녀서의 장점이 있다면 온라인 모의고사를 무한정 무료로 치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나처럼 6개월 이상하다 보면, 일전에 풀었던 문제들이 종종 나타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컴퓨터로 계속 모의고사 연습을 해야, 본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어느 섹션을 보완해야 하는지, 문제풀이 속도는 어떤지, 시험장에서 혹시 떨지는 않을지 등을 계속 점검할 수 있다. GMAT 공부 시작한 지 첫 2개월 정도는 굳이 안 해도 되지만, 시험일 앞두고 2개월 전부터는 조금씩 조금씩 해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시험일 D-day에 맞춰서 2주에 1회, 1주에 1회 정도로 조정을 했던 것 같다.
약 1년을 넘게 GMAT 공부에 매달리면서 공부했던 교재 들이다. 사실 GMAT은 워낙 비즈니스 스쿨에서 공부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수학, 영작, 추론 스킬들이 모두 다 총집합되어 있기 때문에, 여유 있게 다시 공부해도 괜찮을 만한 지식 자산일 텐데, 나는 그냥 과감하게 버리련다..
참고로 수업이 끝난 실전 반 문제 교재들은 스프링을 해체한 후 10장 정도씩 호집 게스로 묶어서 숄더백에 넣어 다니기도 했다. 평일에 매일 책을 들고 다니기에는 조금 부담스럽고, 그렇게 하면 이동시간에 틈틈이 보기 쉬우니까. 찾아보면 아예 교재를 PDF 파일로 전환해서 아이패드에 넣고 다니는 분들도 있다!
어떤 스터디 방식이든 간에 본인에게 맞는 걸 잘 찾았으면 좋겠다. 분명히 굉장히 외롭고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결국 언젠가는 그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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