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4 아이의 겨울(2025.12-2026.02)
0.3 x 0.4의 결과 값은? 파국이다.
"엄마, 0.3x0.4의 답은 뭐야?"
주차장에 내려가는 도중 아이가 물었다. 수학적 사고라는 것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네가 한번 생각해 볼래?"라고 말했다. "0.3을 분수로 하면 어떻게 되지?" 힌트도 살짝 주었다.
"10분의 3." 아이가 대답했다.
"그럼, 거의 다 나오지 않았어?"
"분수의 곱셈을 잊어버렸어."
"다시 한번 생각해 봐."
아이가 발끈했다.
"나! 지금 그거 하고 싶지 않다고!!!"
일상에서 하는 수학적 질문이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그러나 내 아이에게 수학적 사고를 요하는 질문은 피만 티지 않을 뿐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는 싸움으로 끝나고 말았다. 내가 하는 방식에 뭔가 잘못된 점이 있겠지. 이 방식이 아이에게 맞지 않거나.
이제 5학년, 사춘기가 시작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실제로 아이는 성장병원에서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날의 파국이 호르몬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년 전에도, 2년 전에도 아이는 늘 비슷한 식으로 화를 냈으니까.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 내가 아이의 짜증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 나를 향해 던지는 아이의 부정적 감정이 내 안에 켜켜이 쌓였다. 한계치에 다다랐다.
남편도 다르지 않았다. 아이가 크게 짜증을 내지 않았는데도 그 이상으로 남편이 반응할 때가 있었다. 솔직히 나는 가끔씩 아이를 향해 비아냥댔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마치 분풀이를 하듯이.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사소한 이유로 아이와 실랑이 한 뒤 남편에게 말했다. "내가 아이의 짜증을 더는 견디지 못해. 이제는 약을 먹여야 할 것 같아." 감정 조절을 위해 약을 먹을 수도 있다는 의사 선생님 말씀을 들은 지 3년 만이었다.
올여름, 풀배터리와 자폐, ADHD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의사 선생님이 약물의 '약'자만 꺼내도 흔쾌히 수용하리라. 나는 할 만큼 했다. 어쩌면 이 순간을 기다려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약을 통해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많을 것이라는 예감이 드는 바로 이 시점.
답을 정정해야겠다.
0.3 x 0.4의 결과 값은 약 먹일 결심이다.
여전히 자신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