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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선생 Nov 01. 2021

아이들을 지키는 굿 히어로

굿네이버스 굿 히어로 2기 활동 후기

굿네이버스와 인연을 맺은 지 11년 차. SNS를 통해 아동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공지를 보고 활동 신청을 해봤습니다. 소소하게 굴러가는(?) 인스타그램이라서 뽑힐까 싶기도 했어요. 어떤 홍보를 하는 활동은 그래도 이웃도 많고 뭔가 '인플루언서'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래도 이 작은 손길도 함께 하자고 해주셔서 기뻤어요.


1차 미션 - 굿 히어로 소개


첫 미션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예쁜 선물들을 받았고 그걸 인증해서 올리는 일이 뭐 어려운 일이겠어요. 저의 굿 히어로 참여 사유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실천하는 어른'. 창비 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엔 92년 유엔 환경 회의에 참여한 세 번 컬리스 스즈키의 연설이 실려있습니다. "제발 여러분의 행동에 여러분의 말이 반영되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환경 문제와 빈곤 문제에 관하여 어른들에게 외쳤던 12살 소녀. 세월이 흘러 그녀도 이제 어른입니다. 여전히 그녀는 환경운동가로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어릴 때부터 내가 싫어했던 어른만은 되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의 연장선에서 저는 늘 '실천하는 어른'이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제가 굿 히어로가 되기로 한 것도 바로 그 실천을 위한 아주 작은 활동 중 하나였습니다.


2차 미션 - 지구를 위한 거절, 괜찮아요.


두 번째 미션은 '플로깅'활동과 '일회용품 거절하기'였습니다. '플로깅'은 걷고 뛰는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 활동이라고 하더군요. 미션 기간이 하필이면 제일 바쁜 시험기간이라서 '플로깅' 활동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작부터 미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서 엄청 양심의 가책을 느꼈어요. 또 다른 미션인 일회용품 거절은 최근에 제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일이라서 다행이었어요. 저희 집은 장바구니를 즐겨 사용합니다. 퇴근길에 갑자기 슈퍼에 들려 장바구니가 없으면, 저는 그냥 제 가방에 욱여넣거나 손에 들고 오는 편이죠. 부모님께서 어려서부터 환경 보호 활동이 될 수 있는 습관을 비교적 잘 만들어주셨어요. 달력의 뒷면을 연습장 용도로 쓰고, 어딜 놀러 가든 쓰레기를 잘 챙겨서 돌아오고, 필기구도 낭비하지 못하도록 하셨기 때문에 저희 집에는 어려서 사용했던 몽당연필들이 아직도 남아 있죠. 항상 이게 다 나무고, 이런 게 다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말씀을 해주신 덕에 비교적 좋은 습관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때로는 무신경함에 일회용품을 많이 쓰기도 하죠. 특히 커피를 자주 사마시는 편이라서, 텀블러를 꼭꼭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2차 미션은 그 노력을 함께 공유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에요. 더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3차 미션 - 내 나눔의 의미


올해로 딱 11년차

세 번째는 나눔의 의미를 공유하는 미션이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오신 아동복지시설이 있으세요. 덕분에 저도 그곳과 인연을 맺어왔죠. (다음에 그곳 이야기도 꼭 하려 합니다.) 그래서 '나눔'에 특별하게 의미부여를 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근데 그때부터 인연을 맺어 온 곳은 어머니의 선택으로 시작이 된 곳이어서, 사회인이 된 제 시각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국내 아동시설엔 지원을 하고 있으니까, 해외아동을 돕는 일도 하고 싶었죠. 그렇게 인연을 맺은 게 굿네이버스고, 올해로 11년이 되었네요. 밥 한 끼를 나누는 수준의 아주 작은 나눔이지만, 이런 작은 나눔들이 모여서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죠. 저는 지금의 제가 그냥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시간과 노력을 나눴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저 역시 당연히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굿네이버스 측에서 이런 제 생각에 지지하셨는지, 3차 미션은 우수 히어로로 뽑혔습니다. 공정무역 커피를 상품으로 받아서 기분이 아주 좋았어요.

우수히어로 선물


4차 미션 - 세계 여자아이의 날

여자 아이들의 권리를 위해 UN이 매년 10월 11일을 '세계 여자 아이의 날'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저도 이번 미션을 하면서 처음 알았어요. 해외 아동을 지원하는 활동이나 국내 아동 복지를 위한 활동들은 여러 단체들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운데서 굿네이버스의 눈에 띄는 활동은 바로 여자아이들을 위한 활동입니다. 요즘 제가 가장 눈여겨보고 있고, 추후 기부를 더 한다면 0순위로 올려놓았어요. (변명을 좀 하자면, 다른 기부활동과 경제 상황 때문에 늦어지고 있어요.) 

굿네이버스에서 하는 여자아이들을 위한 활동은 바로 '생리대'나눔입니다. 국내 저소득층 여자아이들, 가족 구성원 내에서 여성 보호자가 없어서 위생교육이 조금 어려운 친구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및 생리용품 지원이 있고, 해외 여자아이들을 위해 위생교육 및 생리용품 지원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위생적인 화장실이 없어서 아이들이 더 어려움을 겪는답니다. 국내에서도 한때 깔창 생리대로 이슈가 되기도 했었죠. 여성분들은 특히 더 공감하시겠지만, 어린 시절 처음 생리를 겪으면 다소 혼란스럽고 어렵습니다. 성인들도 생리기간을 힘들게 보내는 분들이 많은데, 어린 친구들은 더 할 겁니다. 그런데 위생상태까지 불량이고 금전적인 부담까지 느낀다면 그 고통이 더 심하겠죠. 그래서 이 사업에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5차 미션 - 미디어 속 아동 다시 보기

'초딩'이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 사이에서도 욕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저 역시 현장에서 느끼죠.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초딩', '중딩'이 긍정적인 표현보다는 부정적인 표현으로 쓰입니다. 최근엔 '-린이'라는 표현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고요. 저 역시 크게 생각하지 못하고 썼던 말들 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린 친구들이 불쾌함을 말하니 정말 뜨끔했어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국어' '선생'씩이나 되어서 말의 힘을 자각하지 못하고 사용했다니 다시금 반성했죠. 말의 힘이 중요하고, 말로 상처를 줄 수 있으니 주의하자고 떠들어 대면서 정작 제가 잘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장 저부터 주의를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미디어가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더 감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6차 미션 - 30주년 이벤트와 굿 히어로 활동 소감

내가 상상하는 좋은 변화

이벤트 하나는 '좋은 이웃이 그리는 좋은 변화'였습니다. 핸드폰 어플로 색칠놀이(?)를 하다 보니 너무 어설픈 그림이 되었습니다만, 제가 상상하는 좋은 변화는 이렇습니다. 굿네이버스에 제가 후원을 하고 있는 이유이죠. 국내에도 문제는 많고 도와야 할 아이들이 많습니다만, 더 열악한 환경에서 최소한의 권리도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가건물이 아니라 비바람을 막아주는 튼튼한 건물. 위생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이 공부를 하면서 꿈을 꾸고 미래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이벤트 둘은 '굿네이버스 추억 소환'이었고, 저는 10주년 기념 선물을 소환했죠. 사실 10년이 되는 과정이 너무 쉬웠어요. 저는 딱히 뭐 하는 일도 없이 십 년이 훌쩍 지났죠. 그 사이에 제가 후원했던 아동 한 명은 더 이상 지원을 해주지 않아도 되는 긍정적인 상황으로 바뀌었고, 두 번째 아이와 여전히 인연을 잘 맺고 있죠. 사실 후원은 너무 쉽습니다. 저는 그저 자동이체만 해놓으면 3만 원이라는 얼마 되지도 않는 돈으로 현장에 계신 관계자분들이 열심히 노력하시죠. 지난 10년간 저는 그저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손쉽게 얻었을 뿐입니다. 현장에서 정말로 땀 흘려 뛰시는 분들에게 존경을 표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홍보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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