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디얼리스트 Nov 26. 2019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될까?

우리는 노력이 필요한 사람들

결혼을 준비하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이 사람이 싫어지면 어쩌지?

오랜 연애기간을 거쳤음에도 저는 쉽게 답할 수 없었습니다.


사랑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요. 5년? 10년? 30년? 평생을 이어지지 않는다면 사랑이 아닌 걸까요?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사랑도 식는 게 자연스러운 일일까요? 그래서 이혼도 하게 되는 걸까요? 결혼할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것부터가 틀려먹은 걸까요? 혼란스러웠습니다.


박원이라는 가수의 노력이라는 곡에는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식어버린 감정, 슬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애쓴다고 돌이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노력을 했어도 나중에는 포기로 기울게 됐겠죠. 그렇다면 노력으로 지켜나가는 사랑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비슷한 느낌을 '효(孝)'에서 받은 적이 있습니다. 효야말로 철저한 노력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자식에게 하는 것의 반만큼만 부모님께 해도 사회적으로 효가 강조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설령 억지로 하는 효라고 하더라도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죠.


물론 남녀 간의 사랑은 다른 문제이기는 합니다. 본능대로 행동하든 노력으로 관계를 이어나가든 전적으로 그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누구나 어느 정도는 노력을 기울이기 마련입니다. 노력을 할 가치가 있느냐 그리고 그 노력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겠죠.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와 봅니다. 아내를 평생 같은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살다 보면 좋아하지 않는다를 넘어 싫어질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현실이 닥치더라도, 설령 내 마음과는 반하더라도 노력하려 합니다. 결혼이라는 보수적인 제도에서 이혼이라는 선택지를 고려한다면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사람을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노력이라도 계속할 수 있을 것만 같거든요. 이것이 결혼을 결심하고 이어나가는 저의 마음가짐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