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디얼리스트 Nov 27. 2019

재즈는 왜 인기가 없을까?

재즈는 어렵다? 인정!

재즈는 인기가 없습니다. 더럽게 인기가 없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네요. 단 몇 명이라도 재즈 뮤지션의 이름을 댈 수 있거나, 최근 몇 년간 재즈 공연을 한 번이라도 보러 갔던 사람이 주위에 얼마나 있을지 떠올려 본다면 말이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재즈를 접하고 있기는 합니다. 근사한 호텔이나 레스토랑, 카페에서는 재즈를 쉽게 들을 수 있고, TV에서는 BGM으로 퓨전재즈가 깔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재즈라고 하면 막연히 어두운 재즈바, 흑인, 색소폰, 와인 정도가 연상되는 게 보통의 시각이라고 봅니다.


오래전 미국에서는 대중음악이기도 했다던 재즈는 왜 이렇게 인기가 없을까요? 아무리 봐도 어렵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많은 뮤지션들이 '재즈는 어렵지 않다' 같은 시도를 하고 있지만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재즈는 여간해서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죠.


큰 맘먹고 재즈바에 들어갑니다. 금요일이나 토요일이 아니라면 많은 경우 보컬 없이 연주만 나옵니다. Autumn leaves나 Fly to the moon 정도라면 모를까, 기본적으로 내가 아는 음악이 없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멜로디이고, 솔로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곡 중간중간에도 박수를 치던데 나는 언제 쳐야될 지 난감하여 남들이 치면 따라 치게 됩니다.


아마도 처음 재즈를 보러 갔다면 위와 같은 반응을 보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즈는 아는 만큼 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모르면 들리지 않는 음악이거든요. 별생각 없이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을지도요.


그런데 실은 제가 재즈를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조금이라도 연주를 해봤다면 절감할 수 있을 거예요. 재즈는 확실히 공부가 필요한 음악이거든요. 그것도 꽤 많이요. 그래서 재즈는 현학적이고 때로는 젠체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이는 한 편에선 자부심으로, 다른 한 편에선 반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때문에 오늘날의 재즈는 소수의 연주자들이나 실용음악과 학생들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저는 그저 재즈를 즐기는 리스너이자 아마추어 연주자에 불과한 입장이지만, 재즈가 더 많은 사랑을 받으려면 좀 더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외람되지만 연주 외적인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죠. 재즈 공연에서의 무대매너, 멘트, 의상 등을 보면 오로지 연주에 집중해 달라고 하는 듯한 인상을 많이 받습니다. 그렇게 되면 매니아 층은 좋아할지 몰라도 초심자들이 다가가기는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이 재즈 본연의 매력을 훼손시킬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대신 있어(?) 보이는 데이트를 하고 싶을 때 재즈바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일단 빠져들면 질리지 않는 음악, 재즈는 어렵더라도 시작은 좀 쉬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