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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첼 Oct 13. 2021

어떤 직원을 뽑아야 할까?

당신은 자영업자입니까? 사업가입니까? #3

자영업에서 사업으로 가는 첫 번째 단계는 실력 있는 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단계는 좋은 사업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다. 사업은 결코 혼자 할 수 없다. 요즈음 1인 사업이라는 말도 있지만 말만 번지르하지, 결국 자영업자이다. 사장이 일을 쉴 경우, 가게나 사업이 돌아갈 수 없다면 결국 자영업자인 것이다. 때문에 깊게 신뢰할 수 있는 사업 파트너를 반드시 만나야 한다. 나의 경우 아내와 함께 일을 시작했으니 나의 첫 번째 사업 파트너는 아내이다. 그리고 두 번째 파트너는 첫 번째 직원이다. <내가 나의 직원들을 파트너라고 부르는 이유는 정말 나와 같이 사업을 일구는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현재 두 번째 가게를 준비하면서 첫 번째 가게를 예전처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직원은(파트너) 사장인 나를 대신해 내 몫을 충분히 대행하고 있다. 비록 아직까진 부족한 점이 없진 않지만 업무 외적인 개인 시간까지 할애하며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 친구는 사장에 가까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서 나의 공백을 충분히 메꿔주고 있다. 최근에 두 번째 가게를 준비하느라 자리를 비울 일이 잦았는데, 전후 사정을 잘 모르는 단골손님들이 그 친구에게 종종 이렇게 물었다며 기쁜 얼굴로 자랑을 하기도 한다.

"주방에만 계셔서 잘 몰랐는데 혹시 사장님 친동생이셨어요?"

"혹시 지분을 가진 동업자이신 거예요?"

처음엔 주방 업무를 보던 친구가 나를 대신해, 홀을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손님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으니 스스로 무척이나 뿌듯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의아할 게다. 어떻게 직원이 사장처럼 일을 할 수 있는지 말이다. 그렇게 묻는다면, 내 대답은 지나치게 간단명료하다.

단순 직원이 아니다. 나와 사업을 같이 하는 파트너이다.

우리 직원들의 급여 수준은 요식업 평균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이들이 나를 대신해 이토록 열심히 업무에 임하는 이유는 현재 급여에 만족해서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이 받는 처우보다 월등히 열심히 일을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자기 가게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정말로 이 친구들에게 일정 부분 가게의 지분을 넘겨줄 것이다.


나는 우리 친구들(파트너, 멤버, 직원, 현재까지는 모두 같은 말)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행동하고 증명하는 일을 한다. 그뿐이다. 그러면 그 친구들은 나를 믿고 따라오고 그 과정에서 성장한다. 정말 간단한 프로세스로 자영업에서 사업 수준의 규모가 되는 것을 현실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요즘이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평일에 사장인 내가 최소 수준에서 운영에 관여하면서 가게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규모의 차이가 분명 있겠지만 '사업이란 이런 거였구나, 나중에 규모가 커지면 이런 프로세스에서 세부적인 디테일 차이가 있겠구나..' 하며 본질적인 성과를 관찰하고 대비하고 있다.


사실 지금 위에서 한 말은 사업을 생각한다면 누구나 알고 있을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자기 일처럼 임하는 직원은 사장이라면 누구나 바랄 것이다. 직원에게 비전도 제시할 것이고 애정도 많이 쏟을 것이며 열심히 일 한 만큼 보상도 적절히 할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 가게의 직원들은 딱 급여 정도의 수준만큼만 일을 할까? 혹은 그 이하로 일을 할까?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현실적인 나의 답변은 딱 두 가지이다.


1. 나와 가치관(결)이 맞는 직원을 뽑을 것

2. 직원을 파트너, 때로는 멘토처럼 대 할 것

 

나와 가치관(결)이 맞는 직원을 만나야 한다.

무엇보다 나의 고용 가치관이 확고해야 한다. 전편에서도 말했듯이, 사업을 하면서 초창기 직원을 내 손으로 해고하는 일은 반드시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직원을 2~3명 이상 고용해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한 매출이 됐을 때까지 직원 채용을 미루고 미뤘다. 나에게 있어서 첫 직원은 두 번째 가게의 오픈 시점을 얼마만큼 앞당겨 줄 수 있느냐를 정해 줄 정말 중요한 사업 파트너라는 것을 처음부터 염두하고 있었다. 좋은 직원이 나타나기 전까지 알바만 고용해서 운영을 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정말 운이 좋게도 단 두 번의 면접만에 지금의 첫 직원이 우리를 찾아왔다. 첫 만남에 인터뷰를 한 번만 한 게 못내 아쉬워서 (서로가 긴가민가해서) 다음 날 술을 한 잔 하기로 했다. 나와 아내 그리고 우리의 첫 번째 직원 J와 셋이 술을 마시며 2차 면접을 이어갔다.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첫 번째 파트너였기에 온 마음을 다해 그 친구와 대화를 나눴다. 술을 마시면서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는 나의 사업적인 비전과 내가 직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  것인지와 같은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 친구가 어떻게 일하며 지냈고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살아가는지에 관한 질문들을 이어갔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단순히 가게 하나 정도 잘되는 수준이 아닌 사업의 목적으로 인생의 일부분을 걸고 일을 하는 것이라는 합의점을 확인했다. 아마 이 정도로 마음에 드는 친구가 아니었다면 상황을 핑계대면서 적당히 마음에 드는 누군가를 차선으로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운이 좋았다.


만약 함께하기로 약속한 직원이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는 사람이라고 판단이 되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의 답변은 '끼리끼리는 언제나 진리임을 사장 스스로 재확인해봐야 한다'이다. 사장들이 직원을 뽑을 때는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판단 아래서 이뤄지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면 직원들이 자기 맘 같지가 않다고 느낀다. 그것은 대부분 사장이 잘 못일 확률이 크다. 사장이 직원의 역량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직원이 사장처럼 일을 하기를 기대한다면, 직원이 사장만큼 일을 할 수 있게 성장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서, 업무적인 교육뿐만 아니라, 올바른 인성교육과 개인의 잠재력까지 끌어낼 수 있는 진정한 멘토가 되어야 한다.


직원을 파트너로 대 할 것

나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J에게 회계장부를 오픈했다. 내가 매달 관리하는 회계장부를 공개하며 매월 함께 마감을 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째, 자신의 가게처럼 생각하길 원했다. 가게의 운영 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민감한 것이 회계장부이다. 내가 먼저 모든 것을 오픈해야 직원도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가게를 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둘째, 장부(회계)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교육의 목적이었다. 단순히 가게의 운영 흐름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서, 음식만 하던 친구에게 회계장부를 통해 가게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교육하고 싶었다. 또한 회계를 잘하면 데이터가 쌓이고 그것을 활용하여 전략을 세울 수 있음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서, J가 합류한 초기에 평일 매출이 안 좋았는데 분석 결과 평일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안주가 필요하다는 가설을 세웠다. 곧장 가벼운 가격과 남녀노소 호불호 없는 메뉴를 기획해서 손님들에게 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월 말 마감에서 눈에 보이는 수치로 평일 테이블 단가가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 사장인 내가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하고 전략을 짜고 성공하는 모습을 수 차례 보여준 결과, J는 자연스럽게 나의 운영능력을 신뢰하게 됐다.


때로는 좋은 멘토가 되어야 한다.

업무적인 능력을 키워주는 것뿐만 아니라, 나는 직원들의 개인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힘쓴다. 항상 동기부여를 해주고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가게를 준비하기 위해 함께하기로 한 직원이 있었다. 그 친구는 의기소침하고 다소 부정적인 성향이 있었다. 나와 함께하는 모든 이들은 긍정적이어야 한다. <안 되는 것도 되게 해야 하기에..> 그래서 나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매일 아침 나와 감사 메시지(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감사한 일을 생각해서 내게 보낸다. 감사한 일을 거짓으로 지어 내도 좋다.)를 주고받기로 했다. 그리고 한 달 뒤, 그 친구는 자신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며 감사해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떻게든 감사한 일을 생각하다 보니 감사한 일이 주변에 가득 하단 것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나는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우리 직원들을 성장시킨다. 왜냐하면 나의 진심이 이들을 결속시키고 나 혼자서는 결코 이루지 못할 것들이 함께라면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직원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면 비전을 제시하고 증명해야 한다. 좋은 파트너를 만난다면 내가 일궈 놓은 것보다 수 십 수 백배 큰 결과를 맞이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은 오롯이 내 것이 아니다. 파트너와 함께 일군 것이니 나누는 것이 합당하다. 이것이 비전이다.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고 증명해야 한다. 그러면 그 과정에서 리더인 사장을 따르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돈으로 모이는 사람은 돈 때문에 헤어진다. 하지만 서로의 성장을 위해 뭉친 이들은 자연스레 돈이 따라오기에 현재의 돈보다 큰 가치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 나는 이것을 믿고 내 사람들과 함께 사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자영업에서 사업을 하는 길목에서, 반드시 좋은 파트너, 사람을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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