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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첼 Nov 30. 2017

쇼미더머니, 꼰대를 디스하다.

지난 주 금요일 쇼미6 3회차가 방영되었다. 본격적인 방송 전부터 굉장한 이슈를 자아냈다. 이 이슈가 얼마나 굉장한지 피부에 와 닿게 설명을 하자면 어떤 오디션 프로그램도 시즌6가 진행될 동안 이렇게 꾸준히 이슈와 대중의 관심을 받아 온 프로그램이 없었다.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 최초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 조차도 8번 째 시즌인 2016년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2017 기획이 없는 상황) 단순히 시즌 별 시청률로만 따졌을때는 슈스케가 조금 더 높은 시즌이 있었지만 쇼미는 시즌이 지날수록 그 인기와 이슈, 시청률 모두가 올랐을 뿐만 아니라 힙합이라는 한 장르만을 취급하는 핸디캡(그 것이 장점일 수 도 있지만 다양성 측면에서확실히 불리)을 고려했을 땐 쇼미의 질주가 얼마만큼 독보적인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쇼미는 왜 이렇게 1030세대들에게 그토록 열렬한 지지를받는 것일까? 


쇼미, 꼰대문화와 정면으로 맞서다

쇼미의 인기는 확실히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1030이라는세대적 특수성을 확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1030이라는 표현이 다소 어색할지 모르겠으나 분명히 쇼미에서 30(삼공)세대 의 영향력은 1020세대의 그것보다는 낮지만 무시할 수 없다. 우선 30대는 우리나라 힙합1세대와 함께 반항정신을 함께 키워온 세대이다. 힙합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으나 사랑타령이나 헤대는 가요와는 가사와 멜로디 자체가 달랐다. 그들에게는 다르다는 것이 중요했다. 90년대를 지나 2000년 초반에 이르기까지 격변하는 시대에 맞춰서 개인의 차별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의 태동이 그 시점에 막꿈틀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메스미디어가 발전하지 않은 탓에 저항정신과 개성을 중시하는힙합의 문화는 그것이 필요한 젊은 세대들에게만 국한되어 대중문화로 자리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그 시기에1세대 힙합퍼들이 있었다. 드렁큰타이거, 허니패밀리의 디기리와 리쌍, 업타운 등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힙합다운 힙합을 전파한 힙합계의 문익점과 그 무렵 그들에게는 코흘리개 문하생이었을 도끼, 쌈디, 다듀(당시 CB MASS) 등이1세대의 그늘에서 묵묵히 수련하고 있었다. 여기서 쇼미의 드라마가 시작되는 것이다. 어떤 이는 여전히 쇼미라는 드라마의 감독이 되어있고 다른 이는 그 드라마의 캐스팅을 바라는 배우 후보로 출연을 한다. 이 차이를 갈라 놓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그 차이를 한국적 SWAG인 꼰대 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고싶다.

쇼미 시즌1을 기억하는가? 당시 쇼미의 프로듀서들은 1세대들로 이루어졌었다. 사실 힙합을 좋아하지 않으면 누군지도 모를 프로듀서들이 단지 1세대라는 이유만으로 대중의 검증 없이 거만하게 왕좌에 앉아 후보자들을 심사했다. 그들의 실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중의 검증(1세대 힙합이 대중힙합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적어도 힙합팬들) 즉, 히트곡이나 팬들에게 실력을 인정 받은 프로듀서들이 몇 없었다는것이 중요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리스펙할 수 없는 MC들이 앉아 있지 말아야 할 쇼파에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실력과 대중의 선택으로 인정할 뿐 경로사상의 DNA가 1도 없이 태어난 미국 힙합 문화가 한국으로 수입되면서 말 그대로 한국 힙합이 된 결과였다. 그 결과 쇼미 시즌1은 프로듀서와 참가자가 동시에 경쟁을 하는 이상한 구도로 진행 되었으며 흥행은 되었지만 경쟁 오디션이라기 보다는 1세대 들의 재발견 프로그램으로 본질이 퇴색되었다. 시즌이 지나면서 프로듀서들의 역할과 인지도가 안정화 되었다. 오로지 대중의 선택으로 발탁된 프로듀서들을 배치하자 아이돌이건 10년차 랩퍼이건 상관없이 실력이 있으면 올라갔고 실력이 없으면 불구덩이 속으로 떨어지는 지금의 쇼미의 형태가되었다. 다시 말해서 꼰대문화가 사라지자 쇼미의 인기가 대중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1990년~2000년대 초 당시 기성세대들의 꼰대문화와 틀에 박힌사회를 비판하던 1세대 랩퍼들은 자신들이 비판하던 꼰대가 어느 새 본인이 되어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1세대의 영광에 한 것 취해서 젊은 세대들 혹은 대중들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짬에서나오는 바이브만으로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우리 옆의 그런 꼰대. 1020세대들은 쇼미의 그런 모습에 공감했고 통쾌해 했다. 현재의 트렌드를 이끄는 도끼, 지코, 딘, 박재범과 같은 20대 프로듀서들에게 볼기짝을 얻어 맞는 꼴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다. 누구나 실력이 있으면 올라 갈 수 있고 대중들의 지지를 받으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쇼미정신에 매료된 것이다. (물론 그에 따른 부작용도많지만 지금은 현상만을 말하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중의 인정과 실력을 겸비한 1세대 랩퍼들(타이거JK, 다듀, 등)은 쇼미에 단역으로 출연하는 1세대들과 달랐다. 그들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을 택했고 겸손했다. 힙합 아티스트로서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대중을 의식해왔다. 그들의음악이 지금 1020들이 열광하는 그런 트렌디한 힙합은 아니다. 하지만그들은 과거의 왕좌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꾸준히 대중들과 소통하며 자신들의 색깔과 대중의 니즈를 절충해왔다. 그 꾸준함이 누군가를 프로듀서의 쇼파에 앉히고 누군가를 차가운 대기실 바닥에 앉히는 결과를 만든 것이다. 내가 무조건 최고라고 외치며 돈 자랑질을 해대는 소위 Swag을주창하는 젊은 랩퍼들에게 저들은 말 보다는 행동으로 일깨워주는 진정한 선배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세대간 갈등이 훨씬 심화되고 있다. 서구식 사고와 문화가 대한민국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구세대와신세대의 가치관이 충돌하고 있다. 물론 무엇이 옳다고 획일화 시킬 수 는 없다. 다만 분명한 진리는 구세대는 사라질 것이고 현재의 1020세대가집권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또 그 젊은이들은 구세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살아 남는 방법은 간단하다. 쇼미를 보는 것 그리고꼰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대통령이 탄핵되었으며 구속되었다. 20대프로듀서들에게 철퇴를 맞는 1세대 대장들의 모습이 이와 다르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세대가 격변하고 있는 지금의 현상이 힙합을 통해서, 쇼미를 통해서기성세대들에게 역설하고 있다. 이래도 당신은 쇼미를 보지 않는 꼰대로서 사라질 것인가?순간의 성공에 자화자찬하지 않는 것. 순간의 실패에포기하지 않는 것. 쇼미가 보여주는 무수한 교훈 중 하나이다. 인생을길게 보면 우리가 하는 모든 성공과 실패가 순간적인 것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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